많은 이들이 치매를 막고 노화를 늦추기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챙겨 먹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치매 예방을 위해선 ‘무엇을 채울까’보다
‘무엇을 비울까’가 정작 더 중요하다.
우리 몸의 사령탑인 뇌는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공장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필연적으로 매연과 폐수가 발생하듯, 뇌세포가 활동하면 다량의 노폐물이 쏟아져 나온다.
문제는 이 노폐물이 제때 배출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젊을 때는 콸콸 쏟아져 나가던 뇌의 하수구가 나이가 들면 막히고 좁아진다. 배출되지 못한 찌꺼기들은 뇌 속에 끈적하게 엉겨 붙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다. 결국 뇌의 노화와 치매는 배출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그동안 현대 의학은 이 노폐물이 정확히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놀라운 연구 결과가 이 비밀의 문을 열어젖혔다.
「
🕳️혈액 아닌 ‘림프’가 진짜 하수구
」
우리의 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뼈 안에 갇혀 있지만, 사실 그 안에서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물의 정체는 바로 ‘뇌척수액’이다. 양은 약 150ml. 종이컵으로 한 컵도 채 되지 않는 적은 양이다. 하지만 이 적은 양의 액체가 뇌 건강의 핵심을 쥐고 있다.
뇌척수액은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동시에 뇌세포에서 쏟아져 나온 노폐물을 받아내는 ‘세척액’이기도 하다. 마치 우리가 빨래를 할 때 물에 때가 녹아 나오듯,
뇌의 노폐물은 이 뇌척수액으로 녹아 나온다. 고규영 교수는 “노폐물 중 치매 유발 물질이 상당히 들어 있다”며 “이를 배출하는 걸 ‘뇌 청소’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청소가 안되면서 노폐물이 뇌에 축적돼 치매를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더러워진 물은 어디로 갈까.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뇌의 노폐물이 주로 정맥으로 빠져나간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는 이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뇌척수액에 녹아든 노폐물의 배출 경로를 추적한 결과, 혈액으로 배출되는 비율은 30%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70%라는 압도적인 양은 전혀 다른 통로, 바로 ‘림프관’으로 배출되고 있었다.
림프관은 우리 몸의 하수도와 같다. 과거 해부학 교과서에는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고 적혀 있었다. 이 정설이 깨진 건 불과 몇 년 전이다. 뇌막에도 림프관이 존재하며, 이것이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주된 통로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즉 림프관이 막히면 뇌는 쓰레기장으로 변하게 된다.
「
😯얼굴 피부 밑에 ‘뇌 배출구’ 있다
」
그렇다면 이 중요한 림프관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주된 경로는 두개골 바로 아래와 목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림프관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규영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또 하나의 놀라운 ‘비밀 통로’를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