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27일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를 기소했다.
특검은 이날 엄 검사와 김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 했다. 엄 검사에 대해선 국회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포함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근무하면서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주임 검사에 불기소 처분을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 또는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지석 당시 부장검사(현 수원고검 검사)의 의견을 묵살했으며, 이에 따라 문 검사의 정당한 수사 권리가 침해당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앞서 문 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천지청 지휘부였던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됐다. 이는 특검 출범의 도화선이 됐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김 검사가 주임 검사에게 대검찰청 보고용 문서를 대필해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수사를 주장하는 문 검사의 의견을 배제하기 위해 김 검사가 지난해 4월 15일 불기소 취지의 대검 보고서를 직접 작성했고, 이를 엄 검사에게 보고한 뒤 주임 검사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주임 검사는 김 검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4월 18일 초안을 작성해 문 검사에게 보고했고, 이는 보고 라인을 거쳐 대검에 보고됐다. 이에 따라 문 검사와 주임 검사의 수사권이 방해받았으며, 제대로 된 수사·보고 없이 불기소 처분이 이뤄졌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엄 검사에게는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무혐의 처분 가이드라인을 준 바 없다', '불기소 관련 회의에 문 검사도 참석해 동의했다'는 식으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특검팀은 쿠팡 측이 전관 변호사를 통해 사건 관련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