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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노동 애환 그린 '광부 화가' 황재형, 74세 나이로 별세

중앙일보

2026.02.2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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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형 화백. 중앙포토

'광부 화가' 황재형 화백이 27일 별세했다.

가나아트에 따르면, '광부 화가'로 불려온 황재형 화백이 이날 오전 5시 7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황재형은 1980년대 노동 현장을 몸으로 직접 겪으면서 시대와 인간 존엄의 문제를 화폭에 담아온 작가로, 한국 현대 미술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2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그는 1981년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에서 민중미술 소그룹 '임술년'으로 활동하면서 그린 '황지330'(1981)으로 중앙미술대전 장려상을 받았다.

이후 1982년 강원도 태백에 정착한 황재형은 실제 광부로 일하며 탄광 노동의 고단함과 위험을 몸소 겪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탄광촌의 일상과 노동 현장의 긴장, 공동체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이에 '광부 화가'라고 불린 그는 결막염이 심해져 광부 일을 그만둔 뒤에도 강원도에 남아 노동·문화운동에 참여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1990년대에는 쇠락한 폐광촌과 강원도의 풍경을 화면에 담았고, 2010년 이후에는 머리카락과 흑연을 활용해 탄광촌 인물과 동시대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2017년 제1회 박수근미술상을 받았고,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개인전 '회천'을 열기도 했다.

가나아트는 "시대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치열한 눈으로 현실을 응시한 화가"라며 "인간 존재와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은 채, 한 사람의 삶이 곧 한 시대의 초상이 될 수 있음을 평생에 걸쳐 증명해 보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모진명씨와 1남 1녀(황제윤, 황정아)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이며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이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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