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장과 동시에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2.5% 떨어지자, 한 증권사 커뮤니티에는 “어제(26일) 샀는데 팔아야 하나요” 같은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전날만 7% 넘게 올라 사상 처음 ‘21만 전자’를 기록한 뒤 이날 등락을 반복하다가 소폭 내린 21만6500원에 마감했다. 그럼에도 커뮤니티에는 “롤러코스터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분이다” “고소공포증에 걸릴 것 같다”며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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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하루에만 7조원 매도…공포지수 최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 내린 6244.13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조2230억원, 5272억원씩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7조35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는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액은 지난 5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 5조377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루 안에서의 출렁임도 컸다. 코스피는 이날 한때 6153.87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6347.41까지 올랐다. 하루에만 200포인트 가까이 오르내렸다. 이날 장중 변동 폭을 보여주는 일중 변동성(당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저가 평균으로 나눈 값)은 3.1%였다. 이달 평균은 2.69%로, 지난달 평균(2.06%)보다 컸다.
이처럼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며 공포심리도 최대 수준이다. 한국판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장중 55.13까지 치솟아 코로나19로 충격이 컸던 2020년 3월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에선 통상 50을 넘어서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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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vs ‘하락’ 베팅 ETF, 나란히 1·2위
코스피가 이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도 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2~26일) 코스피 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개인 순매수액은 5601억원으로, 전체 ETF 중 개인 순매수액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1조 2178억원)이었다. 개인 ETF 자금 중 가장 많은 돈이 코스피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양쪽에 몰린 셈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쉴 새 없이 올라가다 보니 이제는 주식을 들고 있는 사람들조차 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며 “하지만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는 개인들의 자금, 그렇게 올랐음에도 10배 초반인 주가수익비율(PER), 600조원대까지 상향되고 있는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등을 고려하면 주식은 계속 들고 가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