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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괘씸죄 모면한 르완다…백악관에 건 전화 한통 덕택

연합뉴스

2026.02.2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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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앙숙' 민주콩고와 평화협정…직후 무력충돌 재개 '중재자' 자처한 트럼프, 르완다 제재 추진…'실세' 그레이엄 의원 청탁으로 무마
트럼프 괘씸죄 모면한 르완다…백악관에 건 전화 한통 덕택
지난해 '앙숙' 민주콩고와 평화협정…직후 무력충돌 재개
'중재자' 자처한 트럼프, 르완다 제재 추진…'실세' 그레이엄 의원 청탁으로 무마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르완다가 오랜 앙숙인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과 평화 협정을 위반하면서 '중재자'로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괘씸죄에 걸릴 처지였으나 '트럼프 최측근'이 백악관에 걸어준 전화 한통 덕택에 제재를 모면한 뒷얘기가 드러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1월 말에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은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게 전화해 제재를 막아달라고 청탁했다.
그레이엄은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서 르완다가 신뢰할만한 미국의 파트너이며 백악관이 제재를 가하면 양국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후 백악관은 제재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르완다-민주콩고 평화협정 중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표적 외교 치적 중 하나로 자랑해온 사안이다.

앞서 작년 6월 르완다와 민주콩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워싱턴 협정'이라고 불리는 평화협정에 합의했으며, 작년 12월 4일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과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명식도 열렸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에 콩고 동부에서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M23 반군이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다.
르완다 정부 관계자들은 M23를 지원하기 위해 군을 보낸 적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콩고 동부에서 "방어 조치"를 취했다고 인정했다.
코발트, 탄탈륨, 구리 등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콩고 동부에서 M23은 최근 몇 주간 정부 측 민병대와 계속 전투를 벌이고 있다.
백악관은 WSJ에 콩고 동부에서 르완다의 행위는 워싱턴 협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며 미국은 르완다와 M23가 콩고 동부에서 즉각 철수 절차를 개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콩고 정부 측 대변인 패트릭 무야야는 "아프리카 중부에서 평화를 일구려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은 전세계적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이를 망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르완다 정부 측 공보담당자는 르완다가 평화협정을 실행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콩고 측과 그 대리세력인 민병대들이 휴전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력충돌이 재개되자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관계자들은 르완다 정부와 M23의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제재 조치를 준비했다.
만약 르완다 측이 협정 위반 행위에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게 된다면 워싱턴 협정이 완전히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 아프리카 업무를 담당하는 미 국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미국 정부 제재가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카가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통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그레이엄 의원에게 전화해서 제재를 막아 달라고 청탁했다.
그레이엄은 백악관뿐만 아니라 JD 밴스 부통령실과도 접촉했다는 게 WSJ 취재에 응한 정부 관계자들과 보좌관들의 설명이다.
다만 WSJ 보도가 나간 후 그레이엄은 백악관에 의견을 전달했을 때 부통령실과는 접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은 르완다가 비교적 믿을만한 안보 파트너이며 핵심 광물을 미국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하면 르완다의 평화협정 참여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 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재무부와 국무부 일부 인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르완다 제재를 중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평화 중재에도 불구하고 콩고 동부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전반적인 평화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른바 '평화위원회' 창립 회의 연설에서 르완다와 콩고에 대해 "우리는 그들이 상당히 평화롭게 지내도록 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대통령님, 콩고에서 다시 충돌이 발생했습니다'라는 전화가 온다"며 상황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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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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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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