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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국힘…“우린 폐족” 한숨만 깊어진다

중앙일보

2026.02.27 00:04 2026.02.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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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그야말로 고립무원에 빠지고 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장동혁 대표의 노선 변화가 요원한 가운데 당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대여 투쟁력이 약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무엇 하나 잘 풀리는 게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사법 개혁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을 두고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고 있지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구글 트렌드 평균 지수를 살펴보면 ‘필리버스터’는 2로 ‘상법 개정’(10)에 뒤졌다. 또 25일부터 26일까지 ‘필리버스터’는 1로 ‘법왜곡죄’(9)보다도 적었다. 필리버스터 그 자체보다 대상 법안과 그를 둘러싼 논란 등에 더 관심이 쏠렸단 얘기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한 단어의 언급량을 지수화한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다. 국민의힘은 27일 5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에서 재판소원법에 대한 구자근·박형수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생중계했지만 시청자는 50~60여명에 불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회는 전날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 추천안을 본회의에서 부결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뒤통수를 맞았다”(송언석 원내대표)며 국민의힘은 반발했지만, 이조차 국민의힘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천 후보자 추천안은 재석 249명 중 찬성 116명, 반대 124명, 기권 9명으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표결 당시 30여명에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는데, 이들이 모두 투표해 찬성표를 던졌다면 결과는 뒤집혔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철저하게 출석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비 방안을 생각하겠다”며 “원내대표로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지난 24~26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안 처리 보류로 불거진 내분 때문에 송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혔다가 의원들의 설득 끝에 당무에 복귀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신천지 신도들의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7일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했다. 수사기관이 제1야당 당사를 강제 수사하는 건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인 데도 계속 반복되다 보니 별 일이 아닌 것처럼 됐다.


27일 국민의힘 유튜브에서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생중계되고 있다. 이 채널의 구독자는 52만여명이지만, 오후 4시 11분 기준 시청자는 67명에 불과했다. 유튜브 캡쳐

식물 정당을 넘어 마비 정당 수준에 이르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 직전 조사와 같은 22%였다. 장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3~25일 전국지표조사(NBS), 지난 19~20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각각 17%와 32.6%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각각 최저치를 경신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영남 지역 의원은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에만 골몰하고 있고, 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니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지지율이 워낙 낮으니 민주당이 뭘하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형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린 폐족”이라고 한탄했다.


당내에선 6·3 지방선거와 지지율 제고를 위해 장 대표가 ‘절윤 선언’을 하고 노선 변화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장 대표에게 계속해 변화를 요구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페이스북에 “반헌법은 결코 보수가 될 수 없다”며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역사의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썼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신중하던 인사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구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가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며 “선거를 앞두고 쇼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사이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세 과시에 나섰다. 한 전 대표 팬클럽 ‘위드후니’ 등에선 이날 서문시장으로 집결하자는 글이 잇따랐고, 서문시장 현장엔 빨간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한동훈 화이팅’이라 적힌 피켓을 든 인파가 상당했다. 김예지·박정훈·배현진·안상훈·우재준·정성국·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도 동행했다. 한 전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잔 주장을 온몸으로 거부하면 미래가 없다”며 장 대표를 직격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유영하 의원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지역구 민심이 되게 차갑다”며 “지금은 자숙하고 기다릴 때”라고 말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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