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용재기념사업 운영위원회는 김영민 연세대 명예교수를 제32회 ‘용재학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진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용재신진학술상’은 김아람 한림대 조교수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3월 9일 오전 11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용재학술상’은 문교부 장관과 연세대 총장을 역임한 용재 백낙준 박사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그의 탄신 100주년이던 1995년 제정됐다. 올해로 32회를 맞은 이 상은 매년 한국학 및 관련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을 이룬 석학을 선정해 시상해 왔다.
올해 수상자인 김영민 명예교수는 우리 고유의 서사 전통이 근대적 소설로 이행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규명해 온 연구자다. 그는 조선 후기 소설과 개화기 소설의 연속성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신문·잡지 등 근대적 매체의 등장이 문학 양식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특히 서구식 소설 개념에 기대지 않고 한국 문학 자료 자체에서 개념을 도출하는 방법론을 통해 한국 소설사의 독자적 체계를 정립했다.
김 교수의 연구 성과는 『한국 근대소설의 형성과정』(2005), 『한국 근대신문과 근대소설』 시리즈(2006~2014), 『문학제도 및 민족어의 형성과 한국 근대문학』(2012) 등 주요 저서에 집대성됐다. 최근에는 영문판 『The History of Modern Korean Fiction』과 일문판(2020년)을 출간하며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확산시켰으며, 2024년에는 30년 연구를 집약한 『한국 근대소설사』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이러한 공로로 2007년 국가석학에 선정됐고, 2019년 제4회 난정학술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의 연구는 한국 근대문학이 서구나 일본의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전통 위에서 형성되고 변화해 온 결과임을 증명했다. 매체와 문학의 상관관계에 대한 그의 통찰은 근대 계몽기를 넘어 오늘날 디지털 매체 시대에도 유효한 연구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은 ‘용재신진학술상’은 한국 현대사 연구의 지평을 확장해 온 김아람 한림대 조교수에게 수여된다.
김아람 교수는 『난민, 경계의 삶: 1945~60년대 농촌정착사업으로 본 한국사회』(2023)를 통해 분단과 전쟁 이후 형성된 ‘난민’의 역사를 사회사적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월남민뿐 아니라 제주 4·3사건, 여순사건 피해자, 고아, 도시 철거민 등 현대사 속 다양한 난민의 삶을 추적하며 국가 통치와 민중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구술사와 미시사 방법론을 활용해 공식 기록에서 배제됐던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고, 난민을 수동적 피해자가 아닌 능동적 역사 주체로 조명했다. 또한 국사편찬위원회와 역사문제연구소 등에서 활동하며 사북항쟁, 국가 폭력, 사회적 약자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김 교수는 주변화된 존재들의 삶을 역사 서술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며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와 사회의 관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