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일대의 숙박업소에서 약물로 2명을 잇따라 숨지게 한 이른바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21)씨의 최초 범행이 당초 파악됐던 지난해 12월보다 앞서 더 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앞서 김씨가 2명을 살해하고 1명의 의식을 잃게(상해) 한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는데, 송치 이후에 추가 피해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2명이 더 나온 상황이다.
27일 소방청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119 신고 자료를 보면, 소방 당국은 지난해 10월 25일 김씨가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보이는 번호로부터 구급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김씨로 추정되는 신고자는 연인 관계의 남성이 쓰러졌다며 “같이 음식점에 와서 화이트 와인 하나를 마시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구급대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해당 음식점으로 출동해 남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구급대는 해당 남성의 말투가 어눌한 상태로, 동공 축동(축소) 반응은 있었다고 보고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이달 9일 등 3차례 강북구에 있는 모텔 등에서 20대 남성 3명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살해, 1명을 상해한 혐의가 있다고 조사했다. 그런데 1·2차 범행으로 알려졌던 시점 사이인 지난달 24일에도 김씨로부터 음료를 받아 마시고 의식을 잃은 30대 남성을 확인해 추가 사건으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했다.
지난 10월에 쓰러진 남성이 기존 피해자들과 다른 인물이라면, 김씨 범행의 피해자는 최소 5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 3명에게만 약물을 줬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는데, 추가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확인되면 그동안 김씨 진술의 신빙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김씨는 또 1차 범행으로 알려졌던 지난해 12월 범행 이후 2번째 피해자에게는 음료에 넣은 약물의 용량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북부지검은 김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검찰은 특정 중대범죄 사건 피의자의 얼굴·이름·나이를 공개할 수 있다. 심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외부 위원이 참여한다. 피해자 측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수사 결과 추가 피해자가 나왔고 추후 발생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며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는 현재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