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산불 발생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산불로부터 내 집을 지키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집 안팎의 위험요소부터 점검해야 한다. 우선 지붕은 목재인지 확인하고 불연성 소재 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집안의 문과 창고 문은 방화문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창문은 단일창의 경우 복사열에 대한 저항이 없기 때문에 이중창 유리로 바꾸고, 데크는 화재에 취약해 불에 타지 않고 잘 견디는 내화성(耐火性) 자재를 사용하면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집 주변을 정비도 중요하다. 반경 10m 거리엔 가연(可燃) 물질을 정리하는 등 산불이 쉽게 번지는 물질을 없애야 한다. 10~30m 거리엔 땅에 쌓인 나뭇가지·낙엽 등을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30~100m 거리엔 나무 간격을 3m 이상 유지하며 가지치기·솎아베기를 통해 나무를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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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주변 가연물 청소 꼭 해야
강원연구원이 발표한 ‘양간지풍 산불의 교훈과 미래형 대책’에도 산불로부터 주택을 보호하기 위해선 5가지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방화 수림대 확보, 스프링클러 설치, 불연성 지붕 재료 사용, 산림과의 이격거리 확보, 주택 주변 가연물 청소 등이다.
실제 강원 동해안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화마 속에서 멀쩡한 주택이 있었다. 이 주택들은 국립산림과학원과 강원연구원에서 조언한 조건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
2023년 3월에 강원도 강릉시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저동 일대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했다. 수많은 펜션과 주택이 화마(火魔)에 휩싸여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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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문·삼중창도 큰 역할
하지만 화마가 집어삼킨 주택 사이로 그을린 흔적조차 없이 깨끗한 집 한 채가 있었다. 158.4㎡(48평) 규모의 이 주택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언을 완벽하게 지킨 집이었다. 집주인은 콘크리트로 집을 짓고 외장재로 열에 강한 라임스톤을 썼다. 외부 문은 모두 방화문을, 창문도 삼중창으로 시공했다.
불과 3~4m 떨어진 소나무는 잿더미가 됐지만 집은 날아든 불씨에도 유리창 몇장만 깨졌다. 당시 집주인 신모(65)씨는 “집을 지으면서 열에 강한 내외장재를 쓴 것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집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 화재가 발생하면 위험할 것 같아 안전을 위해 비싸지만 열에 강한 자재를 썼다”고 말했다.
2019년 4월에 발생한 강원 고성ㆍ속초 산불 당시 속초시 영랑호 인근의 한 작은 마을도 폐허로 변했었다. 이 마을엔 총 9채의 주택이 있는데 화마(火魔)가 8채를 집어삼켰다. 하지만 나머지 1채는 에어컨 실외기만 불에 탔을 뿐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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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살수 조치가 주택화재 막아
당시 해당 집은 불에 강한 벽돌집인 데다 집주인이 대피하기 전 옥상 수챗구멍을 막고 호스를 연결해 물을 틀어놨었다고 한다. 집안 화장실과 마당에 있는 수도 2곳도 물을 틀어놔 주택과 숲 경계 지역이 흥건히 젖도록 했다. 또 산불 발생 초기 주택 주변 나뭇가지와 잡풀을 걷어내고 LP 가스통도 멀리 옮겼다고 한다.
마을을 덮친 산불이 지나가고 집주인이 다시 집을 찾았을 때 옥상에는 10㎝가량 물이 고여 있었고, 그 위로 날아든 불씨가 둥둥 떠다녔다고 한다.
이시영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산불이 휩쓸고 간 지역을 보면 콘크리트로 지은 건축물이 그나마 살아남는다”며 “내화성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불 온도가 1100~1200도에 달하는 만큼 방화문을 쓰고 열풍이 들어오지 않게 창문도 삼중 구조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