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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서 이 꽃 보면 생각해주길"…영하 10도에 봄 준비하는 곳 [스튜디오486]

중앙일보

2026.02.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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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486]은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발로 뛰어 만든 포토스토리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중앙일보는 상암산로 48-6에 있습니다. "

입춘을 하루앞둔 지난 3일 덕은양묘장 작업자가 비올라 모종을 관리하고 있다.

입춘을 하루앞둔 3일 오후 덕은양묘장에서 꽃모종에 물을 주는 모습. 이 꽃 모종은 오는 봄 서울시 곳곳의 공원에 심어질 예정이다.

영하 10도의 안팎의 한파가 2주 연속 기승을 부리다가 입춘을 앞두고 꼬리를 내린 2월 초. 그래도 어딘가에는 봄이 오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양묘장을 찾았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 초입에 위치한 ‘서울식물원 덕은양묘장’. 축구장 6개 크기의 부지에는 비닐하우스 80여개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바깥 추위엔 아랑곳없이 하우스 안에서는 작은 봄이 움트고 있었다.

서울식물원 덕은양묘장. 축구장 6개 부지에 비닐하우스가 빼곡하다.

겨우내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화초는 꽃이 피면 오는 3월 거리나 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날예정이다.

양묘장은 말 그대로 어린 모종이나 묘목 등을 길러내는 곳이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양묘장은 화초, 키 작은 관목 혹은 키 큰 다년생 수목, 야생화 등 종류에 따라 키우는 곳을 나눠 현재 4곳이 있다.

지난 3일 지난 겨울을 보낸 수선화가 잎을 내밀고 있다.

입춘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비닐하우스 밖은 여전히 찬 기운이 몸을 움츠리게 했지만, 안에서는 수선화 잎이 혀 내밀듯 얼굴을 내밀고, 비올라 꽃잎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이곳에서 봄을 길러내고 있는 정선아 작업반장은 "출하 시기에 맞춰 가장 싱싱한 꽃을 내보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늦게 피어도 안 되고, 너무 빨리 피어도 안 된다"며 "날씨에 맞춰 하우스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본 꽃들은 봄을 앞두고 처음 핀 꽃이지만, 3월 출하 시기보다 너무 일찍 피었기 때문에 전부 다 따버린다고 했다.

 지난 10일 덕은양묘장 정선아 반장(오른쪽)과 작업자들이 입고된 '플러그묘'를 가지런히 놓고 있다.

입고되는 모든 '플러그묘'는 혹시 모를 병충해 예방을 위해 소독부터 한다.

덕은양묘장 한켠에 쌓여있는 부엽토. 앞에 검은색이 2년, 뒤에 쌓여있는 것이 3년 묵힌 부엽토다.

덕은양묘장 작업자들이 톱풀 뿌리를 포트에 옮겨 심고 있다.

지난 12일 작업자가 배양토가 담긴 포트에 '플러그묘'를 옮겨심고 있다.

 지난 12일 덕은양묘장 작업자가 배양토가 담긴 포트에 '플러그묘'를 옮겨심고 있다.

2월 중순 다시 찾은 양묘장에서는 막 입고된 '플러그묘'를 소독하고 있었다. 종묘회사에서 꽃씨를 발아시킨 아주 어린 묘를 이곳에선 '플러그묘'라고 부른다. '플러그묘'는 수시로 납품을 받는데 혹시 모를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일 먼저 소독을 한다. 그다음은 낙엽을 3년 묵힌 부엽토와 마사토 등을 섞어 만든 배양토가 담긴 포트에 '플러그묘'를 옮겨 심는다. 덕은양묘장에서는 겨울철을 제외하고 1년에 5번(3·5·7·9·11월) 서울의 도로변이나 공원 및 각종 행사장을 장식할 화초를 출하한다. 그 양만 1년에 60만여 본에 달한다.

낮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간 25일 덕은양묘장 작업자가 비닐을 들어올려 하우스 안 온도를 낮추고 있다.

25일 덕은양묘장 작업자가 곧 출하를 앞둔 비올라에 물을 주고 있다.

 25일 덕은양묘장 작업자가 곧 출하를 앞둔 비올라에 물을 주고 있다.

양묘장을 관리하는 한상우 주임은 "최근에는 꽃샘추위가 매서워 정성 들여 키운 꽃들이 화단에 심은 다음 서리나 찬 바람을 맞아 상하는 경우가 많아 출하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낮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 제법 봄기운을 느낄 수 있던 25일에 다시 찾은 양묘장에는 수선화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고, 한번 따냈던 비올라 꽃은 다시 무성하게 피어나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이달 초에는 안 보였던 벌들도 따뜻해진 날씨 덕에 비닐하우스 안을 분주히 날아다니고 있었다. 한 주임은 "올봄 거리에서 알록달록한 화초를 보신다면, 눈으로만 잘 감상해주시고, '겨우내 많은 사람이 분주하게 준비했겠구나' 하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25일 활짝 핀 팬지에 벌이 날아 들었다.

25일 프리뮬라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5일 앞다퉈 피고 있는 비올라에도 벌이 날아들었다.

이달 초 잎만 살짝 내밀었던 수선화는 25일 금방이라도 꽃이 터질듯 꽃망울이 부풀고 있다.



강정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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