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유럽 갈 줄 알았는데 결국 브라질?" 대한민국 K리그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역대급 외인'으로 칭송받던 제시 린가드(34)의 축구 인생이 꼬여도 제대로 꼬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과 ‘BBC’ 등 주요 매체는 28일(한국시간) “린가드가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와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12개월 단기 계약이 유력하다”라고 보도했다.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래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였던 선수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지구 반대편 브라질 리그까지 밀려난 모양새다.
사실 린가드에게 한국은 '약속의 땅'이었다. 2024년 소속팀 없이 방황하던 그를 따뜻하게 품어준 곳은 FC서울이었다. 린가드는 K리그 무대에서 41경기 13골 7도움을 기록하며 죽어가던 천재성을 다시 꽃피웠다.
주장 완장까지 차고 팀의 중심을 잡았던 그는 실력은 물론 예능 출연 등 남다른 스타성으로 한국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당시 린가드는 "한국 팬들의 열정에 감동했다"며 뼈를 묻을 것처럼 굴었지만, 마음속에는 늘 '유럽 복귀'라는 불꽃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딸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을 호소하며 "언젠가는 잉글랜드로 돌아가 가족 곁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K리그에서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고 자신했지만, 유럽 빅리그의 시선은 싸늘했다. 린가드 측은 웨스트햄, 울버햄튼 등 친정팀은 물론 스페인과 이탈리아 중위권 클럽에 역제안을 보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심지어 잉글랜드 2부 리그인 챔피언십 구단들조차 "30대 중반의 베테랑을 영입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며 고개를 저었다.
유럽 시장에서 완전히 외면받은 린가드가 결국 고개를 돌린 곳은 브라질이다. 맨유 시절 동료였던 멤피스 데파이가 코린치안스에서 뛰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지만, 살인적인 비행 거리와 거친 남미 축구의 스타일은 베테랑 린가드에게 또 다른 시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린가드의 '유럽 복귀 실패' 소식을 접한 국내 축구계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를 믿고 중용했던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씁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최근 미디어데이에서 "떠나기 전 식사 자리에서 린가드에게 어디로 가냐고 물었더니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유럽은 넓으니 금방 구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브라질행 임박 소식에 대해선 "그럴 거면 차라리 서울에 남는 게 본인이나 팀에게나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