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etes in the Ladies Short Program Figure Skating on day 12 of the 2010 Vancouver Winter Olympics at Pacific Coliseum on February 23, 2010 in Vancouver, Canada.
[사진]OSEN DB.
[OSEN=이인환 기자] 김연아를 향해 독설을 퍼붓고 자국 선수의 편파 판정을 옹호했던 러시아의 '피겨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79)가 이번엔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분노를 터뜨려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러시아 언론 ‘RIA 노보스치’는 28일(한국시간) “ISU가 선수, 코치 등이 직접 혹은 제3자를 통해 채점에 대해 부적절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경우 징계위원회를 통해 제재를 부과하는 내부 절차를 마련했다”라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심판 판정에 '토 달지 말라'는 입틀막 규정이다.
이 규정은 최근 피겨 점수 판정에 대해 여러 설왕설래가 오갔기 때문이다. 최근 막을 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의 간판 차준환(25, 서울시청)이 겪은 '판정 논란' 때문이다. 차준환은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시즌 베스트급의 완벽한 연기를 펼쳤지만, 심판진은 야박한 예술점수(PCS)를 줬다.
피겨 전문 매체 '엘레간트 스케이터스'는 "차준환이 메달을 강탈당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고 있다"라고 분노를 표출했고, 결국 차준환은 총점에서 불과 0.98점 차이로 4위에 머물며 한국 남자 피겨 첫 올림픽 메달을 놓쳤다. 0.98점이라는 간발의 차이는 심판의 주관적인 PCS 점수 한두 점이면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수치였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극에 달했다
ISU가 이번 '비판 금지령'을 내린 배경도 바로 이런 판정 불신을 입막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소식에 가장 먼저 폭발한 것은 타라소바였다. 그는 "심판 비판 금지? 누구든 비판할 수 있다. 지도자, 정부, 정당 모두 인간이다. 심판은 인간이 아닌가? 직업이 아닌가?"라며 "70년 동안 챔피언을 키워온 내가 판정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다는 것인가? 우리는 바보이고 그들만 영리하고 무죄라는 건가?"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한국 팬들에게 타라소바의 이런 '정의로운 척'은 우습게 보일 확률이 높다. 그는 과거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의 코치 시절부터 김연아를 향한 '억까(억지로 까기)'의 선봉장이었기 때문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 김연아가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자 "점수가 너무 높다.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심판 판정을 비난했던 장본인이 바로 그다.
타라소바의 내로남불은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정점을 찍었다. 자국 선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제치고 '강탈 금메달'을 목에 걸자 180도 돌변해 "김연아의 프로그램은 지루했다", "나라면 김연아에게 더 낮은 점수를 줬을 것", "심판들이 김연아의 의상을 싫어했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티라소바는 중립적이지 못한 심판진을 구성한 장본인이자 소트니코바가 소속된 CSKA 모스크바의 수장이었다. 한마디로 자신의 제자의 수상을 위해 온갖 부정을 저질렀던 그가 이제 와서 "심판의 부당함을 지적해야 한다"고 외치는 모습은 전형적인 '내가 하면 비판, 남이 하면 불만'의 극치다.
재밌는 점은 타라소바가 2018년에 들어서 소트니코바의 실력 미달과 황당한 행보가 이어지자 "올림픽 우승자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옹호했던 제자마저 비난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의 비판 기준은 공정성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기분에 달려 있음을 증명한다.
판정에 대한 자기 선수가 금메달을 뺏을 때는 판정을 찬양하던 타라소바가 '표현의 자유'를 논하는 것은 피겨 역사에 대한 모독이다. ISU의 폐쇄적인 행정과 러시아 대모의 뻔뻔한 내로남불 사이에서, 정당한 땀방울을 흘린 선수들의 가치만 얼음 위에서 녹아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