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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사망" 소식에…테헤란 곳곳 환호성·박수 터졌다

중앙일보

2026.02.28 16:21 2026.02.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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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테헤란 일부 지역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AFP와 DPA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저녁 테헤란 곳곳에서 주민들이 창문 밖으로 나와 박수를 치고 음악을 틀거나 휘파람을 부는 모습이 목격됐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환호성과 함께 폭죽이 터지는 장면도 담겼다.

하메네이 사망설은 위성을 통해 해외에 기반을 둔 이란 반체제 매체들이 먼저 전했고, 이후 현지 주민들에게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당시 강경 진압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던 기억 탓에, 대규모 군중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지는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조심스럽지만 희망”…정권 변화 기대감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메네이 사망설이 퍼지기 전 보도에서, 이란 정권에 반대해 온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새로운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장기화한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통제에 대한 불만은 누적돼 왔지만, 올해 초 반정부 시위에서 수천 명이 숨질 정도의 강경 탄압을 겪으며 민중 봉기만으로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위자들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북부 지역에서 부상 시위자들을 치료했던 한 의사는 이번 공습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희망적”이라며 “다른 방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정권 수뇌부만을 겨냥해 유혈을 최소화하고, 이를 계기로 민주화의 길이 열리는 상황을 꼽았다.

공습 직후 혼란…물·식품 사재기, 교통 체증

한편 공습 직후 테헤란 도심은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WSJ에 따르면 오전 폭격으로 곳곳에서 폭음이 울린 뒤 주민들이 식료품점과 주유소로 몰리면서 물과 식품 사재기, 도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인터넷 접속은 거의 차단되다시피 하면서 외부 세계와의 통신은 물론, 이란 내부에서도 연락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정부가 존립의 기로에 선 데 따른 통제 조치로 해석된다.

테헤란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사일을 목격하고 카스피해 인근 별장으로 이동했다는 한 퇴직 기업인은 “사람들이 정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권 붕괴를 기대하면서도 외국 군사 개입과 전면전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여성 영화인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간 전쟁으로 트라우마를 겪었다며 “전쟁이 일어나선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미국은 민간인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그들은 이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의 생사 여부가 공식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환호와 공포,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테헤란의 분위기는 이란 정국이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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