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로브로스의 인간형 로봇 ‘이그리스-C’에게 손을 건네며 악수를 청했다. 그러자 로봇은 오 시장이 내민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악수에 응했다. 오 시장이 또 다른 국내 기업인 마음AI의 소프트웨어로 구동되는 로봇 ‘우치봇’ 옆에서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반쪽짜리 하트 형태를 그리자, 우치봇은 반대쪽 팔을 들고 온전한 하트 형태를 완성했다.
서울시·서울AI재단이 1일까지 진행 중인 ‘서울AI페스티벌 2026’ 현장 모습이다. 올해 서울AI페스티벌엔 이틀간 1만7000여 명이 방문했다. 제1회 행사가 처음 열렸던 지난해(1만3000명)와 비교하면 4000명 가량 늘었다.
서울AI페스티벌 2026 폐막
올해 서울AI페스티벌은 ‘인공지능(AI)이 내게 말을 걸었다–몸으로 느끼는 일상 속 피지컬 AI’를 주제로 전시·체험·강연·경진대회 등이 열렸다.
이번 페스티벌엔 10개 로봇 기업과 15개 AI 기업 등 총 25개 기업이 참여했다. 행사는 ▶휴머노이드존 ▶엉뚱과학존 ▶AI펀스팟 ▶AI라이프쇼룸 등 미래 첨단 기술·로봇을 경험할 수 있는 9개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인 곳은 휴머노이드 존이다. 인간의 신체 형태를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 17개와 23개 AI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민들은 로봇이 자율 보행을 하거나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시연하자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 국내 최초 일반에 공개된 우치봇도 유연한 춤 솜씨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과학 유튜브 채널 ‘긱블’은 ‘엉뚱과학존’을 운영했다. 엉뚱과학존은 AI 경비 로봇, 사물인터넷(IoT) 체험 행사 등 AI와 과학을 접목한 기술을 시민이 직접 조작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이 밖에도 서울시는 AI 로봇 가족 경진대회, AI 백일장·사생대회, 청소년 AI 아트공모전, 서울 AI 골든벨 등 다수의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덕분에 어린이·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의 참여율이 높았다. 총 900가족 이상이 신청했고, 일부 프로그램은 경쟁률 62.5대 1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서울AI페스티벌은 피지컬 AI를 시민이 직접 체험하며 기술 변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서울이 글로벌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AI페스티벌을 계기로 피지컬 AI를 서울시 전반으로 확산하는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산업 육성과 시민 체감 정책을 체계적으로 병행해 피지컬 AI 확산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5개 기업, 40종 로봇 선보여
한편 1일 열린 ‘서울의 피지컬 AI(Physical AI)를 말하다’ 간담회에는 오세훈 시장과 국내 상장 로봇 기업 대표 3인과 서울의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기계·센서와 결합해 물리적인 세계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조남민엔젤로보틱스 대표, 류정훈 클로봇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 등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디지털 전환을 선도한 서울이 이제는 실제로 AI로 움직이고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며 “피지컬 AI 기술이 시민 삶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도록 도심 실증과 기업 지원 체계를 강화해 산업과 정책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