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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대 증원' 비대위 전환 부결…집행부 중심 의정협의체에 힘 실려

중앙일보

2026.02.2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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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과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대신 현 집행부 중심으로 투쟁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규모 집단 행동보다 김택우 의협 회장이 내세운 의정협의체 출범 등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의협은 지난달 28일 서울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대 증원과 관련된 비대위 설치'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재석 대의원 125명 중 찬성 24표(19.2%), 반대 97표(77.6%), 기권 4표(3.2%)로 부결됐다.

지난달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향후 5년간 의대생을 연평균 668명 더 뽑기로 결정한 뒤, 의료계 내부에선 의협 집행부 대응이 미진하단 반발이 커졌다. 하지만 이번 투표로 김택우 회장이 대정부 투쟁을 계속 이끌게 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결의문을 내고 의대 증원이 "의료 붕괴를 초래하는 정치적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집행부가 범의료계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를 중심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의결한다"며 "집행부는 가용한 모든 자원과 추진력을 총동원해 투쟁의 전면에 서라"고 촉구했다. 실제 총회에선 집행부를 질타하는 참석자들의 거센 발언이 여럿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 한 의대 내부 모습. 뉴스1
하지만 비대위 설치가 부결된 데엔 대응 방식을 급변경할 경우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당시 의대 증원에 따른 의정갈등 상황과 비교해 집단행동 동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 집행부에 대한 재신임이라기보단 더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의미에 가깝다"면서 "이번에 나온 여러 의견을 수용해 정부에 제대로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협이 당분간 휴업 등 집단행동 강행보다 의정협의체 방식의 양자 논의로 정부에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김택우 회장은 최근 회원들에 보낸 서신 등을 통해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산적한 의료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정 협의는 필요하고, 언제든 대화는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의대 증원이라는 폭풍을 막지 못한 결과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면서도 "협회가 강력히 요구한 의정협의체 제안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공식 화답했고, 3월 중 출범을 위해 구체적 구성·운영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롭게 가동될 의정협의체를 통해 필수의료 및 기피과 적정 보상,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등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의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집행부가) 추진해온 것들을 보완해서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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