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일대에서 약물을 섞은 음료로 2명을 숨지게 한 ‘모텔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21)씨의 최초 범행이 지난해 12월보다 앞섰을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피해자가 모두 5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김씨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카페 주차장에서 교제 중이었던 20대 초반 남성 A씨에게 ‘피로회복제’라며 약물을 섞은 음료를 건넸다. 음료를 마신 A씨는 20분 뒤 카페 안에서 쓰러졌고, 김씨는 A씨를 차량으로 옮긴 뒤 A씨의 부모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지난 1월 초 경찰에 진정을 제기했고, 경찰은 이를 김씨의 첫 범행으로 인지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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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같이 와인 마시다 쓰러져" 신고
그런데 지난해 10월 25일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로 119 신고가 접수된 정황이 추가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사건의 피해자인 20대 남성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씨로 추정되는 신고자는 신고 당시 “같이 음식점에서 와인을 마시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씨 범행의 피해자는 최소 5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남양주 카페, 지난 1월과 지난달 모텔에서 각각 만난 남성 3명에게만 약물을 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올해 1월 노래방에서 추가 피해 사례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김씨의 범행은 거듭될수록 더 과감하고 치밀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범행 이후 챗GPT에 ‘수면제와 술을 함께 먹으면 죽을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이후 실제로 범행에서 음료에 탄 약물의 양을 2배 이상 늘렸고, 집에서 미리 범행에 사용한 음료를 만들어간 뒤 새로 구매한 음료의 병만 현장에 남겨두는 등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김씨가 왜 피해자들을 해쳤는지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의견 충돌이 있어 잠재우려고 약물을 마시게 했다”며 “숨질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의 검색 내용과 범행에 사용한 약물을 늘린 점 등을 토대로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사건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이 일자 서울북부지검은 김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르면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피의자의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공개 여부와 별개로 김씨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은 이미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수사팀은 지난달 25일 피의자의 동의 하에 따라 해당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