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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유 80% 수입하는 中...미국 이란 공습에 '에너지 비상'

중앙일보

2026.02.2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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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9년 5월 19일 중국을 방문한 알리 하메네이 당시 이란 대통령이 양상쿤(왼쪽)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천안문 광장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이후 호메네이에 이어 이란 최고 지도자에 오른 하메네이는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이란 관영 방송이 발표했다. 페이스북 캡처
1일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전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전날까지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를 전망하던 중국은 올 초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까지 미국이 공격하자 석유 수입선 유지에 촉각을 세웠다.

관영 신화사의 SNS인 ‘뉴탄친(牛彈琴)’은 1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세계 유가급등을 초래해 세계 경제가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에 좋지 않으며 중국에도 좋지 않다”고 인정했다.

룽천(龍臣)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이날 북경일보의 SNS 매체 ‘장안가지사’에 “세계 석유 운송의 핵심통로인 호르무즈가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며칠 안에 급등하면서 ‘석유위기’의 먹구름이 다시 몰려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플러(Kpler)의 2025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량의 80% 이상을 구매한다. 케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138만 배럴 구매했다. 이는 중국이 해상으로 수입한 총 원유량 1027만 배럴의 약 13.4%에 해당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은 하메네이 피살에 주목했다. 이날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에선 검색 해시태그 “#하메네이피살”이 발표 3시간 만에 4억 9000만 클릭을 기록했다. “이란은 어제 전쟁 승리를 자랑했는데 오늘은 최고 지도자가 암살당했다”며 “그들의 허풍이 드러났다”는 글이 인기 순위에 올랐다.

관영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권을 전복하라고 선동한 데 민감하게 반응했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은 공격 직후 이란 국민에게 정부를 장악하라고 선동했다”며 “주권국가를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정권교체를 압박하는 행태는 노골적인 힘의 정치이자 패권주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력이 부족해도 무력을 남용하는(窮兵黷武·궁병독무) 패권행위는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메네이 후계자의 선명성 경쟁도 우려했다. 뉴탄친은 “하메네이 후계자가 타협하는 이란인일 수 있지만 더 강경한 복수꾼일 가능성이 더 크다”며 “증오는 권력의 가장 합리적인 통행증”이라고 했다. “더 격렬한 복수, 더 효율적인 복수가 가장 합법적인 계승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신정정권이 미국의 희망대로 쉽게 전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국제법 준수를 주장하며 미국을 규탄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성명을 게재했다. 전날 외교부 대변인의 “즉각적인 군사행동 중지” 성명도 함께 실었다.

외교 당국은 추가 논평을 삼간 채 자국민 철수에 주력했다. 중국 주이란 대사관은 1일 소셜미디어 위챗에 공지를 올려 즉각 철수를 당부했다. 공지문은 “적절한 방법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국경을 접한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터키, 이라크를 통한 육로 이동 경로와 비상 연락망을 고지했다. 주이스라엘 중국 대사관도 1일부터 중국 시민을 대상으로 대피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한편 중국은 30일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준비에 끼칠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7일 미국 측의 미흡한 협조로 시진핑 주석과의 베이징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미국 관료는 SCMP에 “중국은 회담을 기회로 보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며 “이런 일을 해본 적도 없는 소수의 사람들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방이 될지 모르는 이번 방문을 거의 운에 맡긴 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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