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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네타냐후, 이란 공습 로비”…CIA, 하메네이 수개월 추적

중앙일보

2026.02.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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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주거용 건물이 피해를 입은 뒤 긴급 구조대가 인근에 서 있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대규모 미사일을 발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강한 압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공습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시에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동선을 수개월간 추적해 결정적 정보를 제공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최근 한 달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비공개 통화를 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빈 살만은 공개적으로는 외교적 해결을 지지했지만, 물밑에서는 “지금이 타격할 시점”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형인 칼리드 빈 살만 국방장관도 워싱턴 비공개 회동에서 유사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란을 “존재론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직접 개입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WP는 관계가 껄끄러운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이란 문제에서 사실상 이해를 같이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1일(연합뉴스) 카타르 도하 산업지구에서 이란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차량들이 도로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공습의 성패를 가른 건 정보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수개월간 하메네이의 이동 경로와 은신처를 추적해왔다. 특히 지난달 28일 오전 테헤란 중심부 지도부 청사에서 고위 인사 회의가 열리고, 하메네이도 참석한다는 ‘높은 신뢰도(high fidelity)’의 첩보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당초 야간 공습을 계획했으나, 회의 일정 정보를 입수한 뒤 공격 시점을 대낮으로 전격 수정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오전 6시쯤 출격해 이륙 2시간 5분 뒤인 테헤란 시각 오전 9시 40분 청사와 인근 건물을 동시 타격했다. 이란 정치·안보 수뇌부가 여러 장소에 집결한 점을 노린 ‘전술적 기습’이었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소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며 “어떤 대통령도 오늘 밤 내가 하려는 일을 하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군·치안 세력을 향해 투항을 촉구하며 추가 정밀 폭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번 공습은 미 정보당국이 “향후 10년 내 이란이 미국 본토에 즉각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 상황에서 단행됐다. 이에 대해 미 의회 민주당은 ‘임박한 위협’의 구체적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중전만으로 이란의 정치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동 문제를 다뤄온 전직 미 외교관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공군력만으로 한 국가의 내부 정치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역사적으로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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