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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호황인데… 내수 척도 식당·임대업 20개월 넘게 '줄폐업'

중앙일보

2026.02.2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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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서울 종로2가 대로변 건물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이날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영업자 수는 562만 명으로 전년보다 3만8000명 줄었다. 뉴스1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음식업과 부동산 임대업 사업자가 2년 가까이 감소세다. 청년 사업자들도 대부분 업종에서 창업보다 폐업이 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코스피 활황에도 실물 경제로 온기가 번지지 않으면서 ‘K자형 양극화’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1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음식업 가동 사업자는 지난 1월 80만1887명으로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 2024년 5월(82만5709명) 이후 21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부동산임대업 가동 사업자도 같은 기간 0.3% 감소한 242만8387명으로, 22개월째 줄어드는 흐름을 이어갔다.

가동 사업자는 전월 사업자 수에서 신규 등록을 더하고 폐업ㆍ휴업을 뺀 수치다. 가동 사업자가 줄었다는 건 해당 업종 창업보다 휴ㆍ폐업이 많다는 뜻이다. 예컨대 부동산임대업은 내수 악화로 자영업자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상가 공실이 늘면서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상가의 공실은 전년 대비 13.8% 늘었고, 소규모 상가도 공실이 8.1% 늘었다. 자영업자 수도 562만 명으로 전년보다 3만8000명(0.7%)이 줄었는데, 코로나 19 당시인 2020년(-7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체 가동 사업자 수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1월 기준 가동 사업자는 1037만1823명으로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가동 사업자는 2022년까지 5~6% 증가했지만 23년 11월(2.9%) 처음 2%대로 내려왔고 24년 12월(1.9%) 이후부터는 1%대로 주저앉았다.

가동 사업자 감소세는 30대 미만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월 청년 사업자는 34만1605명으로 1년 전보다 4.5% 감소했다. 2024년 7월부터 19개월 연속 감소세다. 청년층은 14개 업태 중 부동산매매업ㆍ숙박업ㆍ서비스업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업태에서 창업보다 문을 닫는 사업자가 더 많았다.

음식업ㆍ부동산임대업 등에서 가동 사업자 수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는 건 경기 반등도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연간 0.5% 상승하면 4년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다만 승용차 판매를 제외하면 0.7% 감소했다. 지난해 승용차 판매 증가율은 2020년(16.3%)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도체 업종 중심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1로 전체 제조업 평균(6.2)을 한참 밑돈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의 생산액이 발생할 때 직ㆍ간접적으로 생긴 취업자 수를 뜻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과 몇 년 전, 반도체 기업이 부진하자 전체 세수가 부족해 온 국민이 고통을 겪었다”며 “특정 기업이 이끄는 ‘불안한 성장’에 계속 기대려 해선 안 된다. 내수의 중심은 서비스 산업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관련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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