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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때와 다르다…"하메네이 제거 본 김정은, 핵에 더 집착할 것"

중앙일보

2026.02.28 23:45 2026.03.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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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을 통해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미국의 이란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죽었다"라고 밝혔다. 사진 트럼프소셜미디어X 캡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돌입한 지 약 15시간만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한 것을 두고 북한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미연대를 구축하던 이란에 대한 공습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응답하지 않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법 핵 개발국인 북한도 언제든 이란과 같은 상황에 내몰릴 수 있는 만큼 김정은이 핵 보유에 더욱 집중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8분 분량의 영상 연설에서 이란 공습을 “고귀한 임무(a noble mission)”라고 표현하면서 이란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체계를 추구해온 점이 군사행동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한 이후 그들에게 다시는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다”며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했고, 최근 협상에서도 핵 포기 합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테러리스트 정권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그들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공습에 대한 대외적 명분으로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내세운 셈이다.

트럼프와의 담판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싶은 김정은에게 달갑지 않은 전례가 생긴 것이다. 6차례의 핵실험을 거쳐 2017년에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과 농축률을 60%(무기급은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상황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국제사회에선 이란이나 북한 모두 불법 핵무기 개발 국가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의 이유로 핵 개발 저지를 내세운 만큼 향후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도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달리 미국과의 협상 결렬 시 북한이 즉각적인 군사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실질적인 결과(핵무기 능력 폐기)를 도출하지 못한 이란과의 추가 대화에 대해 “지연 전술(stalling tactics)”이라고 밝힌 것도 북한의 입장에선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트럼프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과의 3차 핵 협상 뒤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 우리가 반드시 가져야 할 것(what we have to have)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우라늄 농축 권한과 기존에 농축된 우라늄 비축분을 포기하라’는 미국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거론한 발언이었는데 이로부터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란에 대한 공습이 이뤄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일 "김정은동지께서 2월 2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주요지도간부들과 군사지휘관들을 만나시고 특별히 준비하신 선물을 수여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이런 상황은 김정은의 핵 집착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미국과의 협상이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핵 무력 증강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정은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진행된 9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국가 핵 무력은 나라의 안전과 이익, 발전권을 믿음직하게 보장하는 기본담보이고 강력한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김정은이 이란 상황을 대내외적으로 자신들의 핵 보유 정당성을 강화하는 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달 27일 미군 C-17 수송기가 오산공군기지를 출발해 일본 요쿄타 공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는데 주한미군의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 포대와 병력이 중동에 투입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당국자들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억제에 국한하지 않는 ‘전략적 유연성’을 부각해온 만큼 관련 자산의 이동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인 주한미군 제8군 산하 제35방공포병여단 소속인 제1방공포병연대 제2대대는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직후 카타르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저지하는데 동원됐다가 지난해 10월 복귀했다. 패트리엇은 탄도미사일을 중·저고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로,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함께 북한 미사일을 막아내는 체계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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