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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대의 도박"...이란 공격 장기전 될까, 2~3일 핀셋타격 그칠까

중앙일보

2026.02.28 23:57 2026.03.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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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감행한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통해 37년간 이란의 철권 신정체제를 이끌어온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려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자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이란 군사 작전 중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백악관 수석 보좌관 수지 와일스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동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교체를 가시적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하메네이 축출 이후 절차에 대해선 아무런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이란 국민을 향해 “나라를 되찾을 기회”라며 자체 대중 봉기를 통한 체제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정도다.

이는 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권력 공백이 생긴 이란에 자연스럽게 친미 성향의 민주 정부가 들어설 거란 기대에 가깝다. 그러나 과거 미군이 투입돼 정권을 축출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선 친미 정부로 교체될 거란 미국의 기대와 반대로 혼란이 발생하며 장기적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현지시간 1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후 사람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CNN은 이번엔 하메네이가 이끌던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권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대로 이란 스스로 친미 정부를 수립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당장 이란은 하메네이 사망을 확인한 동시에 3인의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지도자 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조만간 ‘하메네이의 오른팔’로 불렸던 모흐베르 전 부통령과, 현재 군사·안보를 총괄하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실권을 쥐게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IRGC는 성명을 통해 하메네이를 사실상 신격화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을 순교로 포장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하메네이보다 오히려 강경한 정권이 출범할 거란 의미다.
현지시간 28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 중 사람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밟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대로 미국의 개입이 제한된 상태에서 이란의 권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이란이 사실상의 내전 상태에 빠져 오히려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장기 내전에 따른 대규모 난민 발생은 물론, 원유의 이동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불안이 증폭되는 등 이란 사태가 중동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등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최근 수주간 하메네이 제거 이후 이란에서 전개될 수 있는 복수의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정보기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상원의원들은 NYT에 “이란 내 조직화된 반정부 세력은 여전히 약하다”며 “외부의 군사적 타격만으로 권력 구조가 급격히 붕괴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하메네이는 핵 프로그램에 깊이 관여하면서도 완전한 무기화 단계까지는 선을 넘지 않았지만, 후계자는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있다”며 우려도 나왔다.
백악관은 현지시간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 사망'을 공식 발표하면서 올린 SNS 글을 캡쳐해 백악관 계정에 대시 게시했다. AFP=연합뉴스

이란이 사실상 백기 투항을 하고 스스로 친미 정권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전 돌입을 강요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상군 파견까지 검토할 상황이 발생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축출에 성공한 뒤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은 중단 없이 일주일 내내, 또는 중동 전역과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거나 “장기전으로 가서 (이란)전체를 장악할 수도 있다”며 이란에 강한 압박을 가했다.

미국 중앙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영상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장면이 포함됐다. 미사일이 발사된 정확한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현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압박하며 언급한 장기화 가능성보다 이란의 항복을 종용하며 “2~3일 후 (공격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한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아 나온다. 악시오스는 “이는 중동에 대한 장기적 개입을 피하라는 미국 국내적 압력과 관련이 있다”며 “특히 해당 압력에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11월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분쟁 개입에 거부감을 보이는 핵심 지지층을 무시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이란은 강력한 보복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이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의 힘으로 그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그러면서도 지상군 투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장기전 돌입을 위해 불가피한 지상전 돌입은 이미 '상호관세 판결'로 법적 부담을 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다른 법적 부담을 주게될 가능성도 있다. CNN은 미국의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백악관은 공습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제시하지 않았고, 의원들에게도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위헌 소지가)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헌법은 의회만 전쟁을 선포하거나 승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군 통수권자는 국가 이익 증진을 위한 교전에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지만 지상군 투입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다만 집권 2년차 들어 정치적 위기 때마다 ‘힘을 통한 평화’를 내세우며 대담한 군사 옵션을 꺼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시간 1일 이른 아침, 이스라엘이 점령한 웨스트뱅크 헤브론에서 바라본 하늘에 이란 발사체가 궤적을 남기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슬람 공화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한 직후인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논란 등 정치적 위기에 몰렸던 지난 1월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확고한 결의’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했다. 외국 정상의 거처를 기습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두 달이 안 돼 핵협상을 진행하던 상대국의 최고지도자를 기습 폭격으로 제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를 내세우며 협상 결렬에 대비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해왔지만, 일각에선 협상이 오히려 공습 준비를 위한 시간끌기였다는 분석도 있다.

먼저 군을 동원한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 국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의 원유 개발권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란은 세계 3위 산유국이다. 모두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에 제한을 받는 공통점도 있다. 베네수엘라 때처럼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한 뒤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성과로 내세우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지윤 기자
그러나 공습 이후 사태의 장기화를 불사한 이란의 입장이 확인되며 국제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고, 만약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불똥이 튈 경우 원유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한 트럼프가 재임 기간 최대의 도박을 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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