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반중(反中) 집회 등 특정 국가 출신에 대한 혐오표현을 포함한 집회·시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혐오표현 집회 금지법)을 발의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인종과 출신 국가 등에 대한 반복적 혐오 표현이 이어져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혐중 시위는 지난해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꾸준히 규제 필요성을 지적해온 사안이다.
이 의원은 “최근 들어 특정 출신 국가의 사람을 혐오하는 집회 및 시위가 반복적으로 개최돼 사회적 갈등이 깊어지고 국민의 안전과 인권이 위협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런데 현행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시위와 집회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법안에서는 성별·종교·장애·인종·국적·민족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모욕·명예훼손·경멸·비방·폭력적 행위 촉구 등 개인이나 집단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표현 행위를 ‘혐오표현’으로 정의했다. 아울러 이러한 혐오표현을 통해 타인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 금지 대상에 추가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 ▶집단적 폭행·협박·손괴·방화 등 공공의 안녕질서에 끼칠 직접적 위협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만 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극우 집회가 반중 정서를 내세우며 “중국인이 탄핵 집회를 주도한다”는 등의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에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해 왔다. 지난해 9월 국무회의서는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의 반중 집회를 두고 “(집회 참가자들이) 일부러 그러더라.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해서 관계를 악화시키려고”라며 “이게 무슨 표현의 자유냐. 깽판이지”라고 지적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후인 지난해 10월 수석보좌관회의서도 “특정 국가와 국민을 겨냥한 괴담과 혐오 발언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며 “국익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이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관광객 안전을 위협하는 선동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인종차별적 혐오를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