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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서 잇따라 피격 사례...완전 봉쇄시 경제 충격 클 전망

중앙일보

2026.03.0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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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세계경제가 더 큰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이 많은 한국 등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는 유가 급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 봉쇄하는 경우다. 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CG)는 선박들에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로이터는 최소한 150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나가지 못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카타르 인근 공해상에 정박하고 있으며 반대쪽 오만 앞쪽 바다에도 수십척이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경민 기자


인근 해협에서의 선박 피격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오만 당국은 1일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이 공격받아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오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두 건의 선박 피격 사례를 공개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우회 운송 경로 중 하나로 거론되는 오만 두쿰 항구도 이날 드론 2대의 공격을 받아 항만 노동자 1명이 다쳤다고 오만뉴스통신(ONA)이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6%, LNG의 23%가 지나는 글로벌 에너지의 ‘대동맥’이다. 장기 봉쇄로 이어진다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이 전면 봉쇄된 적은 없지만, 1980년대 이란ㆍ이라크 전쟁 , 2011년 서방의 대이란 제재 등으로 봉쇄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유가는 급등하곤 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올해에만 19.3% 올랐다. 이란 공습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현지시간)에도 전 거래일 대비 2.5% 오른 배럴당 72.48달러에 마감하며 지정학 리스크를 선반영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바클레이즈는 “2일 유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란의 수출 차질과 해협 봉쇄가 장기화한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웨덴계 금융사 SEB는 장기간 봉쇄에 따른 전망 상단을 배럴당 150달러까지 제시했다.

이는 정유ㆍ석유화학 등 원유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원가를 직접 자극하고, 운송ㆍ에너지 비용을 올려 제조업 전반의 부담을 키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키는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윌리엄 잭슨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할 경우 전 세계 평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0.6~0.7%포인트가 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매트 스미스 케이플러 수석 분석가는 “한국ㆍ중국ㆍ일본ㆍ인도 등 4개국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거의 4분의 3을 수입한다”며 “이들 국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크다.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가 겹치면 달러 강세가 가속할 수 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CBA)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은 순(純)에너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유가 상승의 상대적 수혜를 볼 수 있다”며 “미 달러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을 제외한 대부분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 글로벌 증시에도 악재다. BCA리서치의 매트 거트켄 수석 지정학 전략가는 “만약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실제 피해가 확인되면 주식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조정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달러 환율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까지 내려오며(원화가치는 상승) 점차 안정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 외환시장 종가보다 14.2원 급등한 1444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산유국 그룹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가 대규모 증산을 추진하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ㆍUAE 등이 호르무즈해협 대신 다른 수출 항로를 쓸 수 있는 만큼 유가 상승 압박이 상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망 등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터데임대 정치학과 부교수인 유진 골츠는 뉴욕타임스(NYT)에 “몇 시간이나 며칠 동안 정체될 수도 있지만, 상황이 명확해지면 유조선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 정부가 이번 공습 뒤 전략적으로 비축 중인 석유 물량을 풀 계획이 없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유가 급등의 위험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정부는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했다. 금융위원회는 필요하면 ‘100조원+α’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히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유미.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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