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수출은 호황인데…음식업·부동산 임대업자 20개월 넘게 줄어

중앙일보

2026.03.01 07: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술집이었던 한 가게에 붙은 임대문구. 지난해 12월 폐업률 1위 업종은 간이주점이었다. [뉴스1]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음식업과 부동산 임대업 사업자가 2년 가까이 줄고 있다. 청년 사업자도 대부분 업종에서 창업보다 폐업이 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코스피 활황에도 온기가 실물 경제로 번지지 않으면서 ‘K자형 양극화’ 우려가 짙어진다.

1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음식업 가동 사업자는 지난 1월 80만1887명으로 1년 전보다 1.9% 줄었다. 2024년 5월(82만5709명) 이후 21개월 연속 감소다. 부동산임대업 가동 사업자도 같은 기간 0.3% 쪼그라든 242만8387명으로, 22개월째 줄어드는 흐름을 이어갔다.

가동 사업자는 전월 사업자 수에서 신규 등록을 더하고 폐업·휴업을 뺀 수치다. 가동 사업자가 줄었다는 건 해당 업종 창업보다 휴·폐업이 많다는 뜻이다. 예컨대 부동산임대업은 내수 악화로 자영업자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상가 공실이 늘면서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형 상가의 공실은 전년 대비 13.8% 늘었고, 소규모 상가도 공실이 8.1%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수도 562만 명으로 전년보다 3만8000명(0.7%)이 줄었는데,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7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또 가동 사업자 감소세는 30대 미만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월 청년 사업자는 34만1605명으로 1년 전보다 4.5% 감소했다. 2024년 7월부터 19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청년층은 14개 업태 중 부동산매매업·숙박업·서비스업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업태에서 창업보다 문을 닫는 사업자가 더 많았다.

음식업·부동산임대업 등에서 가동 사업자 수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는 건 경기 반등도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연간 0.5% 상승하면 4년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다만 승용차 판매를 제외하면 0.7% 감소했다.

반도체 업종 중심의 호황이 지속되는 구조 역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1로 전체 제조업 평균(6.2)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해당 지표는 최종 수요 10억원이 증가할 때 창출되는 직·간접 고용 인원을 의미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업황이 꺾이자 세수가 급감했던 경험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특정 산업에 의존하는 ‘불안한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으로 내수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희.안효성([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