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격 임박 징후는 사실 적지 않았다. 이란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추가 배치, 요르단 공군기지에 전투기 포진 등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 화력을 이란 주변에 전개했기 때문이다. 주 이스라엘·레바논 미국대사관 직원을 미리 철수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하루 전날인 지난달 27일까지 연막전술을 폈다.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고 답했다.
다만 암시성 발언도 있었다.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3차 핵협상에 대해 “참을 수 없다”며 “때로는 군대를 써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27일 연설에서는 “47년간 그들(이란)과 씨름해 왔다.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 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관례대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로 이동했다.
이후 날짜가 토요일로 바뀐 28일 오전 1시15분(미 동부시간 기준, 이란 기준 오전 9시45분)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이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언급한 지 약 8시간 만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 있기 전에 미 정보 당국은 이란이 미국 목표물 선제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미국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을 굳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임시 상황실에서 작전 상황을 밤새 지켜봤다. 지난 1월 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생포·압송 작전을 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서 상황을 모니터했다.
이번 이란 공격엔 미국의 자폭 드론 부대 ‘태스크포스 스콜피온 스트라이크’가 처음으로 실전 투입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저비용 일방향 공격 드론을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했다”고 밝혔다. 해당 무인기는 이란제 ‘샤헤드(Shahed)’ 드론을 모델로 개발된 소형 자폭 드론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 31개 주(州) 가운데 24개 주에서 공습 피해가 발생했으며 최소 200여 명이 사망하고 74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에 이란도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드론을 발사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지만 상당수가 방공망에 가로막혔다.
이번 이란 공습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군사작전의 패턴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1월 마두로 체포, 그리고 이번 이란 공습은 모두 ▶상대국과 협상을 앞두거나 이어지는 상황에서 ▶토요일 비교적 이른 시간에 기습적으로 ▶핵심 목표물을 외과 수술하듯 정밀 타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