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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1·2는 출마, 3·4는 대행…지방시대위 리더십 공백 우려

중앙일보

2026.03.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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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시 창원대학교에서 열린 산업단지 AX 분과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투톱’이 동시에 지방선거에 뛰어들면서 범정부 지방정책 콘트롤타워가 사실상 리더십 공백 상태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원장은 사퇴 수순을 밟고, 부위원장은 현직을 유지한 채 선거전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지방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지방시대위에 따르면 김경수 위원장은 6·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재선 도전을 위해 곧 사직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면접을 봤다. 신용한 부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충북지사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이후 출판기념회와 출마 기자회견도 했다.

지방시대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차관급 직위다. 다만 정무직 공무원과 달리 법적 신분은 ‘공무수행사인’으로 분류된다. 공무를 수행하지만, 신분상 민간인에 해당해 공직선거법상 ‘선거 90일 전 사퇴’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신 부위원장이 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신 부위원장은 현재 지방시대위 산하 지방창업생태계조성 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신용한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 부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투톱의 동반 출마를 두고 내부에서는 비판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위원장 공석 상황에서 부위원장까지 선거 일정에 집중할 경우 각 부처와의 정책 조율과 예산 협의, 국회 대응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 리더십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위원장·부위원장 자리가 선거 출마를 위한 ‘위인설관’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 핵심축인 ‘5극3특’ 비전을 담은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은 지난해 9월 발의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위원장 사퇴와 선거 국면이 맞물리면서 법안 처리 동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방시대위 한 직원은 “지방선거 이후 새 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특별법 논의가 몇 달씩 공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지방시대위 ‘넘버 3·4’ 역시 직무대행 체제다. 지난달 25일 인사에서 지방시대기획단장과 지방전략국장이 모두 직무대리로 발령 났다. 직전 기획단장은 지난달 9일 명예퇴직했고, 전략국장은 파견이 해제돼 소속 부처로 복귀했다. 전직 간부는 “장·차관급 리더십이 빠진 상태에서 직대 체제로는 부처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을 조율하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지방분권·균형발전 정책은 상징성과 정치적 무게를 갖춘 조정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와중에 지방시대위 위상 약화 논란도 이어진다. 대통령의 지역 발전 관련 타운홀 미팅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 주도로 진행되면서 지방시대위의 정책 주도권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직전 정부와 비교해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방시대위 측은 “위원회는 합의·의결 구조에 따라 시스템으로 운영돼 (특정 인사의 거취가)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타운홀 미팅은 대통령 참석 행사인 만큼 정권 초기에는 대통령실이 주도해 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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