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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피해상황 놓고 심리전…미군 "3명 사망" vs "560명 사상"

중앙일보

2026.03.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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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행한 이란에 대한 공습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은 서로 상대측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소재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새벽 이란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계획보다 앞서고 있다”며 군사 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군 역시 지금까지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미군 사상자가 560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방금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우리가 이란 해군 함정 9척을 파괴해 격침했고 그중 일부는 비교적 규모가 크고 중요한 함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머지 함정들도 계속 공격하고 있고, 그것들도 곧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덧붙엿다.
미 중앙사령부가 공개한 사진 속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들이 이란 공습 작전을 위해 출격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공습 이틀째인 1일 이란의 반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또 다른 공격에서는 이란 해군 본부를 대부분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 외에는 그들의 해군은 매우 잘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압도적 군사력을 투입한 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이란의 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실제 미군의 대(對)이란 공격을 총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현재까지 미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공습을 통해 미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이란의 반격으로 인한 미군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서 니미츠급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행 갑판에서 미 해군 병사들이 탄약을 운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측은 미국이 발표한 피해 규모가 축소됐다고 주장하며 미군 피해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미국을 향한 심리전을 확대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레인의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 2발 공격이 있었다”며 “인근 미군기지도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았고, 현재까지 미군 56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또 쿠웨이트의 알리알살렘에 있는 미 해군기지가 완전히 무력화됐고, 바레인의 미 해군기지도 드론 공격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특히 “중동 오만만에서 작전 중인 미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탄도미사일 4발로 타격했다”고 주장하며 “육지와 바다가 침략 테러리스트들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현지시간 1일 터키 이스탄불의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 사건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 중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상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대해 중부사령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링컴함은 타격당하지 않았고, 발사된 (이란의) 미사일들은 가까이도 오지 못했다”며 이란측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미군은 전날 이스라엘과 이란을 합동 공격하기 수주 전부터 중동 수역에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이끄는 제3항모강습단과, 제럴드 R. 포드함이 기함인 제12항모강습단을 전개하며 군사작전에 대비해왔다.

현지시간 1일 이스라엘 베이트 셰메쉬 지역이 이란의 드론 공격에 폭격을 당한 모습이 확인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측의 심리전이 계속되자 미 중부사령부는 “어젯밤 2000파운드(약 907kg)급 폭탄을 장착한 미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강화된 탄도미사일 시설을 타격했다”며 이란의 주요 시설 타격에 전략폭격기를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해당 글에는 전투기가 출격하는 동영상까지 첨부됐다.

B-2는 공중급유를 통해 전세계 어디든 논스톱으로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로,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 GBU-57을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군용기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 내 핵시설 3곳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B-2 폭격기를 동원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작전에선 벙커버스터 GBU-57은 사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지시간 1일 플래닛 랩스 PBC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 이란의 공격을 받은 바레인 미 해군5함대 기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확인된다. AFP=연합뉴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와 타스 통신 등은 공습 첫날인 지난달 28일 오전 미군의 폭격을 받은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가해진 폭격으로 총 165명이 숨지고 96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폭격은 받은 학교는 여자 어린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로, 폭격 당시 수업을 받고 있던 학생은 170명 가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어린이들이 숨진 상태로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유엔 이란 대사는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은 단순한 침략이 아닌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의 미나브에서 공격을 받은 여학생 초등학교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과 지역 주민들이 부상자를 구출하고 있다. 어린 학생 170명이 공부하고 있던 이 학교는 미군의 폭격을 받았고, 현재까지 165명이 사망하고 9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해당 학교에 폭격을 가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미군과 이스라엘은 어떤 경위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폭격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중부사령부는 “현재 진행 중인 군사 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보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공식 X계정엔 “유엔 주재 이란 대사가 안보리 회의에서 자신들은 오로지 미군 기지와 자산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말”이라며 “이란 정권은 민간인을 적극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동 일대의 공항과 주요 호텔 등을 이란의 공격을 받은 민간인 시설로 제시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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