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차원의 경사가 있던 날, 대통령이 기분 좋다면서 용산 청사에서 술 마시자고 했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 끼어서 술을 마셨는데 정말 엄청난 속도로 마시는 거예요. ‘이러다 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술을 빨리, 잘 마시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
화제가 ‘윤석열과 술’에 이르렀을 때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 A가 한숨을 내쉬며 전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이하 경칭 생략) 그는 말술을 마다치 않는, 말 그대로 두주불사(斗酒不辭)로 정평이 나 있다. 잘 먹을 뿐 아니라 자주, 많이 먹었다.
술은 인간관계의 윤활유가 될 때도 있지만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업무를 방해하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잃게 한다. 윤석열 정부 시절 그의 음주는 후자의 성격이 짙었다. 그리하여 그의 몰락을 불러온 몇 가지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윤석열과 술 이야기는 역시 그의 어마어마한 주량으로 시작하는 게 온당할 것이다. 보수 정치인 B가 혀를 내둘렀다.
"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술자리를 자주 가졌어. 나도 어느 날 의원 10명을 데리고 술자리에 갔지. 그런데 대통령이 그 전날에도 10여명과 술을 많이 먹었다는 거야. 그래서 ‘어제도 많이 드셨다고 들었는데 오늘 힘드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더니 대통령이 크게 웃으면서 ‘이틀 정도 연달아 마시는 거는 아무 문제 없어요’라고 하더라고. "
B가 말을 이었다.
" 그날 여의도에서 11명이 갔고, 대통령실에서 5명이 나왔어. 총 16명이 전부 돌아가면서 폭탄주를 만들고 마셨어. 각각 최소 16잔씩 마신 거지. 술을 잘 먹든 못 먹든 대통령이 먹자니까 억지로 다 먹은 거지. 다들 힘들어서 죽으려고 했는데 대통령은 끄떡없더라. "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 C도 관저 주연(酒宴)에 참석했다가 혼쭐이 났다. 다음은 그가 전한 당시 상황을 이야기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다.
약(弱)으로 드릴게요. 나머지는 다 강(强)으로!
" 관저는 처음이시죠? 한잔하셔야죠? "
윤석열이 C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C는 마음을 다잡았다.
‘올 것이 왔구나.’
한남동 대통령 관저, 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그것도 아니면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들려온 흉흉한 소문들을 익히 들었던 터다. 누가 쓰러졌다는 둥, 누가 업혀나갔다는 둥…. 모두 윤석열, 그리고 술과 관련된 후일담이었다.
게다가 C는 술이 세지 않은 편이었다.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다시 눈을 뜬 순간, C의 앞에는 예상 밖의 물건이 놓여있었다. 도수가 낮은 백포도주였다. 윤석열이 술을 잘 못 하는 A를 배려한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배려에 신선한 감동을 하며 C는 윤석열과 잔을 부딪쳤다.
그렇게 소박한 주연이 한 시간쯤 이어졌을까. 여의도와 용산에서 업무를 마친 정치인과 참모들이 하나, 둘 합류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윤석열의 술친구도 적지 않았다.
대통령은 신바람이 난 듯 보였다. 그가 흐뭇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그래도 한 잔 말아야지? "
그는 소주와 맥주를 꺼냈고 익숙한 솜씨로 두 주종을 통일시켰다. 그러다가 문득 C와 또 다른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를 쳐다봤다.
" 두 분은 술을 잘 못 드시니까 ‘약’(弱)으로 해드릴게요. 나머지는 다 그냥 드셔도 되지? "
윤석열과 오랜 인연이 있는 국민의힘 의원이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 대통령님, 제가 하필 오늘 몸이 좀 안 좋습니다. "
대통령은 그에게도 선심을 썼다.
" 그래요? 그럼 좀 봐 드리죠. ‘중’(中)으로! 나머지는 다 ‘강’(强)으로 갑니다! "
어리둥절해진 C가 물었다.
" 약은 뭐고, 중이나 강은 뭔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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