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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청부살인' 영남제분 사모 꾀병…나영이 주치의가 폭로했다

중앙일보

2026.03.01 13:00 2026.03.0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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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이 주치의, 영남제분 청부살인 주범의 초호화 수감생활 내부 고발자, 고유정 의붓아들 살인 사건의 증인….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굵직한 사건에는 어김없이 이 사람이 있었다. 바로 한석주(66) 전 세브란스 소아외과 교수다.

사람들은 그를 ‘기적을 만드는 교수’라 부른다. 실제로 그는 수많은 희귀난치질환 환자를 수술로 살려낸 소아외과의 명의다. 그 참혹한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에게 인공항문을 달아준 것(2010년) 외에도 지난 30여 년간 수천 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세계 최초로 심장이 붙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 성공(1995년), 목포 아동 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을 수술(2017년)해 살려낸 것도 그의 손끝에서 일어난 여러 기적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그저 ‘일복 많은 외과 의사’라고 표현한다. 최근 자신의 경험을 모아 쓴 에세이 『내 생애 최고의 수술』(다빈치books) 첫 구절에도 이렇게 적어 넣었다.

" 어딘가에 신이 계신다면, 내 인생을 설계할 때 방향은 직진, 공부는 깊이, 호기심과 일복은 최대한, 그리고 작은 사건도 크고 요란하게 겪도록 하신 모양이다. "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서 소아외과 의사로 평생을 보낸 한석주 전 교수. '담도폐쇄 수술의 명의'로 불리며 많은 어린이를 수술로 살려냈다. 김성룡 기자

그는 지난해 서울세브란스병원에서 정년 퇴임한 뒤 지금은 서울고등법원 상임 전문심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만 한 유명세를 얻은 ‘명의’라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병원을 개원하게 마련인데 의외의 행보다. 세간의 의구심을 향해 한 전 교수는 “개원할 생각이 없다”며 딱 잘라 말했다.

" 환자 고치는 건 제 천직(天職)입니다. 그런데 안 아픈 사람이 오면 당장 돌려보낼 겁니다. 이래선 개원 해도 절대 못 벌어요.(웃음) "

그의 진심은 간결하고 분명했다. 그에게 병원은 ‘환자를 고치는 자리’이고, 의사란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다. 여기에 다른 의미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그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은 언제나 ‘환자’였다.

모두가 의사를 선망하는 시대, 그래서 꼭 그를 만나 묻고 싶었다.

" 당신이 생각하는 의사의 소명은 무엇인가요? "

👨🏻‍⚕️ “야, 너 뭐해!” 한마디…나영이 주치의가 되다


Q : 교수님은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합니다.
2008년, 천인공노할 ‘조두순 사건’이 발생했고 피해 아동 나영이는 항문과 장기가 심하게 파열돼 배에 구멍을 뚫는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평생 배에 설치한 배변 주머니를 달고 지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2010년 제가 나영이를 만나 항문 기능을 복원하는 수술을 집도했습니다. 인공항문과 소장을 연결하고 배변 주머니를 아예 제거하는 수술이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이었습니다. 대장 기능의 70% 선까지 회복이 가능해 배변 주머니 없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거죠. 그때 이후로 ‘나영이 주치의’라는 수식어로 불렸습니다.


Q : 어떻게 나영이 수술을 맡게 됐나요?
계기가 된 사건이 있어요. 당시 제가 산악자전거에 빠져 있었어요. 주말마다 동호회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즐겼죠. 어느 날, 차량으로 친구들과 자전거 타기 좋은 곳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마침 라디오에 나영이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평생 배변 주머니를 달고 지내야 한다”는 안타까운 뉴스였죠.

근데 제 입장에선 이해가 안 됐어요. 전 항문 없이 태어난 아기들에게 새 항문을 만들어 변을 보게 하는 수술을 늘 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모르게 “수술하면 될 텐데…”라고 혼잣말을 한 거죠. 그 말을 들은 친구가 절 빤히 보며 “야, 너 뭐하냐!” 그러더라고요.


(계속)
‘나영이 주치의’로 잘 알려진 한석주 전 세브란스 소아외과 교수는 “수술 전, 환자나 보호자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수술하는 내내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한 전 교수가 유독 가슴 아파 한 수술은 무엇이었을까요?

“특별한 치료 기록도 없는 ‘나이롱 환자’인 무기수가 죗값을 치르기는커녕 수년간 우리 병원 특실에서 호의호식하고 있었다니 소름이 끼쳤습니다.” 여대생을 청부살해한 충격의 영남제분 사모 사건, 그 후. 한 전 교수가 공익제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요.

그가 말하는 ‘의사의 본분’, 의사의 삶을 통해 그가 깨달은 것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이어집니다.

-한석주 교수가 나영이에게 전하는 말
-계부에게 맞아 간 파열…이 수술이 힘들었던 이유
-공익 제보 한 이유 묻자…“화 안 나요?”
-“돈 버는 능력 없다” 그가 말하는 의사란?

☞‘청부살인’ 영남제분 사모 꾀병…제보자는 나영이 주치의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5776



선희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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