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어떤 계기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게 됐나요.
김성진(이하 김) 저희는 삼보컴퓨터 입사 동기였어요. 삼보컴퓨터가 없어진 뒤 각자 일을 하다가 2013년부터 함께 일을 해보자며 의기투합했는데, 그때 유튜브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했거든요. 저는 사진 찍는 일도 했고 포토샵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었고 또 사진 복원하는 게 취미였어요. 그리고 재득이는 새로운 걸 찾고 검색하는 걸 좋아해서 이런 장점을 살릴 아이템을 고민했죠.
장재득(이하 장) 처음에는 옛 사진을 복원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었는데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누군가가 다 찢어진 사진을 주면서 이걸 컬러 사진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그때부터 사진 복원을 시작했어요. 형이 손재주도 좋고 전 또 검색하는 걸 좋아하니까 저희 두 사람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역사 사료로 공개된 흑백사진을 복원하기 시작했어요.
Q : 과거 자료를 찾을 때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장 주로 사진 복원을 작업하다 보니 저작권 체크를 안 할 수 없겠더라고요. 처음엔 서울기록원의 '서울사진 아카이브'에서 공개한 1970~80년대 사진을 복원했죠. 공공기관 자료인 경우 저작권에서 좀 자유로운 편이에요. 특히 공공누리 1호로 분류된 콘텐트의 경우 상업적 이용 및 변형이 가능해서 공공누리 1호 자료만 복원하고 있죠. 과거 사진을 찾다 알게 된 부분인데, 외국 박물관이나 대학교, 공공기관의 경우 일정 기간만 지나면 2차 저작이 가능하도록 이용제한을 풀어놓은 곳이 상당하더라고요. 그래서 1900년대 초나 한국전쟁 전후의 사진 대부분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찾은 자료입니다.
Q : 과거 사진 복원 시 어떤 부분을 중점을 두는지 궁금해요.
김 저희는 과거 일상, 평범한 사람들에 주목해요. 사람들이 생활한 일상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사진 복원할 때 크게 확대해서 곳곳을 살펴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요. 1906년 대한제국 당시 독일 장교 헤르만 산더가 당시 거리 상점을 촬영한 사진이 있는데 확대해 보니 일하는 아빠 옆에서 자신과 놀아주지 않아 심통이 난 채로 서 있는 어린이가 보였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먼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고 느껴져요.
Q : 옛 사진 복원에 어렵거나 아쉬운 점은 뭔가요.
장 앞서 언급했듯이 저작권 문제가 어렵고 아쉬운 부분이죠. 저희가 여태 복원한 사진을 보면 서울이 많은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지역보다 자료도 많지만, 저작권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서입니다. 저희가 올린 사진 게시물 댓글에 자기들 지역 사진도 복원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요. 그래서 문의해보면 저작권 문제 때문에 쉽사리 사진 자료를 주지 않아요. 또 옛 사진 보존이 잘되지 않은 문제도 있고요. 한국전쟁 전 1930~40년대 경기도 연천이 정말 큰 도시라고 들어서 연천군에 사진을 요청한 적 있는데, 홍수 때문에 사진 자료 대부분이 없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더 다양한 일상을 컬러로 복원하고 싶지만, 사진이 없어서 또 저작권 이슈 때문에 제한적일 때가 아쉽죠.
김 흑백사진에 대한 설명이 따로 없으면 시대를 고증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재득이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사이트까지 여러 방법으로 검색해서 최대한 당시를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에 대한제국 시절 흑백사진을 봤을 때는 마치 일본 순사가 우리나라 사람을 잡아가는 듯한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제복에 있는 문양이 대한제국군인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듯 사진 관련 자료를 엄청 찾아야 팩트에 맞게 복원할 수 있어요. 복원만큼 자료 찾는 시간도 손이 많이 가죠.
Q : AI 기술은 기록 복원 작업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장 저희가 강연을 가거나 게시물 댓글에도 종종 어떤 AI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냐는 질문이 나와요. 저희도 인공지능 도움을 받으면 더 많이 작업할 수 있고 수익적인 면에도 좋겠죠(웃음). 예전에 1900년대 광화문 일대 사진을 복원하려고 사진을 던져주고 기와·문양 등에 어떤 색으로 덧칠하라고 주문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우리나라 기와가 아닌 붉은 색의 중국 기와 결과물을 내놓더라고요. 당시 사진이 없을뿐더러 인공지능이 이와 관련 학습을 못 했으니 도출한 결과도 틀릴 수밖에 없는 거겠죠. 이런 역사적인 사진 복원이야말로 오히려 사람 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Q : 옛 사진을 복원하면서 뿌듯했던 적도 있나요.
김 너무 많죠. 저희는 복원왕 계정 댓글을 다 읽고 대댓글도 달려고 노력해요. 댓글 보면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많은데 그중 기억 남는 분이 있어요. 할아버지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사진이 없는데 저희가 복원한 영상을 보다 할아버지 모습을 발견했다는 거예요. 그걸 본 엄마도 너무 좋아하셨다고 해서 참 뿌듯했죠.
장 복원왕은 사진 매체 복원을 통해 많은 사람한테 위안을 준다고 생각해요. 또 과거랑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고요. 사진 한 장 작업하는 데 20시간 넘게 매달릴 때도 있거든요. 사실 '복원왕' 계정으로는 수입이 저조하고 돈도 안 되는데도 계속하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조명하고 간직하고 싶어서예요. 대단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이 아니어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복원 사진을 시기별로 작업해서 구독자분들이 연도와 지역만 검색하면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아카이빙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