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감독과 내기 당구에서 완승 거두니 일주일 뒤에 짐을 싸라고 하더라".
영국 매체 '더 선'은 2일(한국시간) 듀스베리-홀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조명했다.
8세 때 레스터 시티 아카데미에 입단한 듀스베리 홀은 21세에 브랜든 로저스 감독 밑에서 데뷔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20년 구단 내에서 열린 풀(당구) 토너먼트가 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듀스베리-홀은 "로저스 감독은 자신이 당구를 정말 잘한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1라운드에서 그와 만났는데, 주변에 구경꾼이 꽤 많았다"며 "나는 어릴 때부터 당구를 쳤기에 봐주지 않고 3-0으로 이겨버렸다. 감독님이 몹시 화가 난 게 눈에 보였다"고 회상했다.
놀랍게도 승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 뒤에 곧바로 블랙풀로 임대 이적하게 됐다. 정말 재밌는 일주일이었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당구 한 판에 '유배'를 보낸 로저스 감독의 뒤끝 작렬하는 처사였지만, 역설적으로 블랙풀과 루턴 타운에서의 임대 생활은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후 레스터로 복귀한 그는 팀의 핵심으로 거듭나며 3,000만 파운드(약 530억 원)의 몸값에 첼시로 이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빅클럽' 첼시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엔조 마레스카 감독을 따라 스탬퍼드 브리지에 입성했지만, 1억 파운드짜리 경쟁자들에게 밀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듀스베리 홀은 첼시 시절을 "삶의 목적을 잃었던 암흑기"라고 정의했다. "주중 경기에서 아무리 잘해도 주말엔 뛸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괴롭혔다"는 고백에서 당시의 고통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절망의 끝에서 손을 내민 것은 에버튼이었다. 지난여름 구디슨 파크에 둥지를 튼 그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신임 아래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근 잭 그릴리쉬의 부상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떠오른 그는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과도 직접 소통하며 월드컵 출전 꿈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