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Oh!쎈 롤챔스] '극복하기 힘들었던 경험 차이'...'여우군단' 피어엑스, 값비싼 결승 수업료

OSEN

2026.03.01 18: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고용준 기자] 피어엑스 전력의 핵심축인 봇듀오 '디아블' 남대근과 '켈린' 김형규, LCK컵 플레이오프에서 해결사로 떠오른 '랩터' 전어진까지 무섭게 성장하며 패자조에서 연달아 강팀들을 제치며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와 창단 첫 우승을 조준했던 피어엑스의 거친 모래바람은 젠지 앞에서는 산들바람에 불과했다. 

T1과 디플러스 기아(DK) 등 내노라하는 베테랑들이 포진한 강팀들을 여우 구슬로 홀리듯 압도했던 피어엑스였지만, 젠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믿었던 핵심들은 기대하던 한 방을 날리지 못하고 고개를 떨꿔야 했다. 

박준석 감독이 이끄는 피어엑스는 1일 오후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6 LCK컵 결승전에서 젠지에 0-3 완패를 당했다. 리드를 내줬던 1세트에서는 추격하는 뒷심을 보였고, 2세트 초반부 '랩터' 전어진의 영리한 개입과 플레이 메이킹으로 유리하게 출발했지만 약속이나 한듯 중반부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무기력하게 실수가 터져나오면서 무너졌다. 창단 첫 결승진출로 내친김에 우승까지 노렸던 피어엑스는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젠지 전승 우승의 제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당연히 젠지에게 몰표가 몰릴 거라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피어엑스의 존재감을 인정한 상태였다. 아틀라스가 젠지의 3-0 승리를 예측했지만, 시리즈 전망은 일방적이지 않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3-1 젠지 승을, '포니'와 '엄티' '조나스트롱'은 피어엑스의 손을 들어줄 정도로 달라진 위상이 승부 예측 단계부터 나왔다. 아마 T1과 DK를 완승으로 이긴 실력을 인정한 터였다. 

초중반 끌려가는 상황에서 6레벨 전후 쫓아간 저력을 보여준 1세트나, 2, 3세트의 경우 '랩터'를 중심으로 초반 스노우볼을 굴리는 과정은 피어엑스의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승부처마다 실수가 끊임없이 나왔다는 점이다. 초중반 스노우볼의 핵심인 드래곤 관리에서 계속 스틸을 당하는 악재가 터져나왔다. 

중계진은 이 같은 모습을 보면서 '퍼스트블러드 보다 스틸이 많네요'라고 지적하기까지 했다. 2세트의 경우 '룰러' 박재혁의 애쉬에 드래곤을 뺏기자 모래성이 무너지듯 와르르 허물어졌다.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기기에는 그들은 아직 경험과 버틸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3세트 역시 비슷했다. 첫 드래곤부터 '캐니언' 김건부에게 가로채는 악몽이 재현됐다. 성장이 꼬인 '랩터'의 문도박사는 경기 내내 고군분투했지만, 초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지면서 결국 팀 플레이가 무너지는 계기가 나왔다. 

시리즈 내내 동생들을 잘 이끌었던 베테랑 '켈린' 김형규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후배들을 잡아주지 못했다. 김형규는 "보여준 것도 없고, 무기력하게 패배해 아쉽다"며 비통해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랩터' 전어진은 "경기를 하면서 잘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는데, 살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빅라' 이대광은 "0-3으로 져 너무 아쉽다.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 실수가 많았다. 보완해서 실수를 줄이면 다음은 더 잘할 수 있다"고 우왕좌왕하며 흔들렸던 결승전을 돌아봤다. 

허나 박준석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면서 훗날 승부를 기약했다. 그는 결승전 완패는 아쉽지만, 이번 패배가 향후 팀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첫 LCK 해외 로드쇼로 인해 1만명의 관중 앞에서 강팀 젠지와 경기 경험은 분명 소중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박준석 감독은 "이번 경기는 100%의 플레이가 안 나왔다고 하더라도 이번 경험을 통해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장인 '류' 류상욱 감독 역시 ""피어엑스가 무척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많은 팀이다. 메타와 여러가지 상황이 잘 맞으면 끝까지 잘할 수 있는 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누구도 우승후보로 주목하지 않았던 피어엑스는 이번 LCK컵에서 그 어떤 팀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잘 싸웠다. 그래도 패배는 아플 수 밖에 없다. 피어엑스 선수단이 충분한 휴식 뒤에 패배의 아픔을 훌훌 털고 퍼스트스탠드에서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 [email protected]  


고용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