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4일 오후 정협을 시작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다. 올해 양회는 5일 오전 리창(李强)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 밝힐 성장률 목표치, 올해 예산안에 담긴 국방비 증액폭, 폐막 후 발표할 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 내용 등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7일 예정된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통산 12번째 기자회견에서 밝힐 중국의 외교정책도 주목된다.
올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 목표는 지난해 5% 안팎보다 낮은 4.5~5% 구간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쑤젠(蘇劍) 베이징대 국민경제센터 주임은 1일 홍콩 성도일보에 “올해 GDP 성장 목표치는 4.5%에서 5% 사이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쑤 주임은 “대외 무역 파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 내수 부진 및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부담 등을 고려해 올해 GDP 목표치를 지난 3년간 유지했던 ‘5% 좌우’에서 4.5~5%로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2월 열린 전국 31개 성·시 양회에서 발표된 지방 정부업무보고에 따르면 21곳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인허(銀河) 증권이 계산한 31개 지방의 가중평균 GDP 성장 목표는 5.03%로 지난해 5.3%보다 낮아졌다.
오는 5일 2026년 예산안에 담길 국방비 증액폭도 주목된다. 지난해 중국은 국방예산에 1조7847억 위안(약 378조원)을 편성해 전년 대비 7.2% 증액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국방예산 10% 증액을 끝으로 10년간 한 자릿수 증액을 이어왔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7.2% 증가율도 유지했다. 내년도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을 맞아 국방비 증액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군 기관지 해방군보의 소셜미디어(SNS)인 쥔정핑(鈞正平)은 국방비 증액 가능성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쥔정핑은 “평화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전쟁은 기도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위기의식을 유지하고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할 때 비로소 어렵게 쟁취한 평화와 안정을 지켜낼 수 있다”고 했다.
오는 11일 전인대 폐막일에는 15차 5개년 계획 전문을 거수로 확정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장하는 “새로운 품질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분야의 투자가 담길 전망이다. 특히 양자기술, 바이오제조, 저고도경제, 6세대 통신, 피지컬 인공지능,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 등 6대 첨단 분야에 어떤 프로젝트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중국은 앞서 2016년 13차 5개년 계획에서는 혁신·협조·녹색·개방·공유 등 다섯 가지 ‘새로운 발전 이념’을 제시했고, 2021년 14차 5개년 계획에서는 코로나19 속에서 중국 국내 내순환과 대외 외순환을 엮는 이른바 ‘새로운 발전 구도’라는 구호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15차 5개년 계획에는 거창한 구호 없이 이른바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을 내세워 전략 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격하고 일부 분야에서는 추월을 시도할 전망이다.
자오위량(趙宇亮) 광저우 지난(暨南)대 나노제조연구소 소장은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의 심층적인 융합을 촉진하는 것이 신질생산력을 육성하는 중요한 지렛대”라고 강조했다. 실험실의 첨단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해 시장에서 검증을 받으려는 시도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