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 간 행정 통합 관련, 전남·광주만 통합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자 대전·충남에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통합 무산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왜 책임을 떠넘기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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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특별법만 통과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를 열고 전남·광주 통합법안을 가결했다. 재석 175명 중 찬성 159명, 반대 2명, 기권 14명이었다. 이 법이 공포되면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을 선출한 뒤 7월1일 인구 약 317만 명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오락가락하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 데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장종태(대전서갑) 국회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전·충남은 물론, 대구·경북 특별법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라며 “이 참담한 결과의 책임은 지역 생존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정부가 보장한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역대급 권한 이양이라는 기회를, 본인들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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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4일째 천막농성
민주당은 “통합 실패 시 20조원 인센티브도 받지 못하고 대전·충남만 고립된다”라며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4일째 대전시청 앞에서 통합 촉구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당 4선의 박범계 국회의원(대전 서구을)은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회에서 “우리에게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통합을 위해 스스로를 던지겠다”며 예고 없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박 의원은 행정통합을 전제로 대전·충남 초대 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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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예산 부담에 광주·전남만 통과시킨 듯"
국민의힘은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이든 처리하는데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이은권 대전시당 위원장은 “민주당은 불과 4일만에 사법 파괴 3법(대법관 증원법, 법왜곡죄, 재판소원제)을 모조리 통과시켰다”라며 “필요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민주당의 사과 요구 행태는 순전히 지방선거용 액션”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에 이어 대구·경북까지 통합 대열에 합류하면 통합 자치단체에 지원해야 할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점에 부담을 느낀 정부와 민주당이 광주·전남만 통합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남광주특별법에는 20조원 지원 관련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 반면 대전과 충남이 지난해 만든 행정 통합법안에는 대전과 충남에서 걷히는 양도세의 100%, 법인세 50%, 부가세 총액의 5%를 항구적 이양하도록 담았다. 이러면 해마다 8조80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김태흠 지사는 “정부가 김민석 총리가 발표한 대로 통합 자치단체 한곳에 연간 5조씩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가 지방에 줄 수 있는 재원인 지방교부세(내국세의 19.25%)를 특정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지원할 경우 다른 자치단체가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에 여러 곳이 동시에 통합하면 정부도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대구·경북 통합 논의를 위한 법사위 개최를 요구한 국민의힘 요구를 묵살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개혁신당 천하람(비례) 의원은 지난 1일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서 "지금처럼 묻지마식 통합은 긍정보다 부작용이 훨씬 클 것"이라며 "숙의 과정이 필요하고 통합에 따른 효과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