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자존심' 안세영(24, 삼성생명)이 다시 한번 세계 정상을 향해 라켓을 고쳐 잡았다. 배드민턴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꿈의 무대'이자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한국 단식 선수 최초의 2연패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오는 3일부터 8일까지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2026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 출격한다. 지난달 아시아단체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의 사상 첫 우승을 견인한 뒤, 약 3주간의 달콤한 휴식과 지옥 훈련을 병행하며 완벽한 '전투 모드'를 갖췄다.
1899년 시작된 전영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대회다. 총상금만 145만 달러(약 21억 원)에 달하는 이 대회에서 안세영은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2023년 우승으로 '방수현 이후 27년 만의 정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지난해에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연패'다. 과거 박주봉, 길영아 등 복식 전설들이 이 대회에서 연패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단식에서 2년 연속 제패는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 안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한국 단식의 역사는 다시 한번 안세영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된다.
현재 안세영의 기세는 통계조차 비웃을 수준이다. 지난해 단일 시즌 11승, 승률 94.8%라는 '사기 캐릭터'급 성적을 냈던 그는 올해도 무결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을 쓸어 담더니, 아시아단체선수권까지 석권하며 올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성적까지 포함하면 무려 7개 대회 연속 우승에 32연승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안세영을 만나는 것 자체가 재앙"이라는 경쟁자들의 곡소리가 들릴 법하다. 큰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라는 변수만 없다면, 이번 전영오픈 역시 안세영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세계 2위 왕즈이(중국)와는 최근 10차례 맞대결에서 10전 전승을 거두며 완벽한 '천적'임을 입증했다.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 역시 지난 시즌 7번 만나 5승 2패로 압도했다. 누구를 만나도 "내가 이긴다"는 확신이 있는 안세영에게 대진표는 그저 통과 의례에 불과해 보인다.
영국 버밍엄의 코트 위에서 다시 한번 '안세영 타임'이 시작된다. 셔틀콕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여제가 한국 배드민턴 역사에 어떤 굵직한 한 줄을 추가할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116회 전영오픈으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