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이 단기적으로는 핵 위협을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글로벌 핵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분석이 나왔다. 외교 대신 군사력을 택한 접근이 적대국들로 하여금 ‘핵 보유가 체제 생존의 보증수표’라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조지프 로저스 핵문제 프로젝트 부소장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단기적인 이란 핵확산 위험을 중대하게 줄였을 수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여전히 보유 중인 60% 농축 우라늄 400㎏의 소재가 불분명한 점을 거론하며 “핵·미사일 연구진이 이번 사태 와중에 흩어질 경우, 핵개발에 관심 있는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란 개입은 더 관리하기 어렵고 광범위한 분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에반 쿠퍼 연구원도 별도 보고서에서 이번 공습이 국제사회에 보내는 신호를 우려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외교를 포기했다”며 “이는 적대국들이 미국과의 외교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퍼 연구원은 특히 이번 군사작전이 미국의 적성국들에 “먼저 핵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권 전복 위험을 피하고,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무기를 이미 보유한 북한에 대해서는 미 행정부가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점도 이런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대이란 군사행동과 베네수엘라 사례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협상을 통해 시간을 벌고 정보를 수집한 뒤 정권 교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다. 이 경우 향후 미국의 외교적 신뢰도와 협상력 자체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팀슨센터 내부에서도 이번 공습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다. 크리스토퍼 프레블 선임연구원은 의회 승인이나 충분한 공개 토론 없이 진행된 군사행동에 대해 “위헌적이며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켈리 그리코 연구원 역시 “공군력은 시설을 파괴하고 군 지휘부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국내 정치를 재편할 수는 없다”며 전략적 한계를 지적했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스팀슨센터의 제임스 김 한국프로그램국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 천연가스의 최대 30%가 중동 지역에서 공급되는 만큼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하면 전력 공급과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