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되는 듯했던 경북대구(TK) 통합과 충남대전 통합이 심폐소생 단계에 진입했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TK통합에 사활을 걸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충남대전도 함께 통과시키자”는 기류가 되살아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어제 전남광주 통합안만 본회의에서 일방 처리했다”며 “애초에 특정 지역에 몰아주려던 의도였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핑계 찾아 삼만리’ 하지 말고 원포인트 법사위를 열어 TK통합안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시간 국회 기자간담회를 연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충남대전과 경북대구는 (국민의힘 측) 반대 의견이 분출됐기 때문에 (단일한 의견을 만들어온) 전남광주를 먼저 추진한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단일 의견을 만들어 오라”고 받아쳤다.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전체회의에 전남광주 통합안만 상정해 의결하자 TK와 충남대전의 지방선거 전 통합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였다. 당시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대구시의회의 통합 반대와 ▶시ㆍ도지사들(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의 반대 등을 이유로 두 지역 법안 처리를 보류했다. 당시에는 국민의힘 경북·대구 의원들 사이에서도 통합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다.
‘전남광주만 통합’으로 결론 나는 듯했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1일 기습적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하며 반전의 기류를 만들었다. 송 원내대표는 2월 회기 종료일(3일)까지 민주당이 주도하는 모든 법안에 걸겠다던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면서 대신 “법사위를 개최해 TK통합법을 의결하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를 “오락가락, 갈팡질팡”(정청래 대표)이라며 외면하자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어 TK통합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야당이 TK통합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가 되자 민주당 내에서는 “TK와 충남대전을 같이 통과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충남대전 통합은 국민의힘의 집단적 합의가 있어 여기는 쉽게 되겠다 해서 출발한 것”이라며 “TK와 충남대전에 대한 (국민의힘) 단일 의견을 만들어오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5극3특 전략’ 실현의 첫 주자로 충남대전을 지목하기에 앞서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먼저 통합을 주도하고 있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여권이 주도권을 쥐자 국민의힘은 “충남대전 통합은 반대”로 돌아섰다. 민주당은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출신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통합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앞서나가니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합법안 부칙 상 출마자들에게 (공직자) 사퇴 시한(5일)이 넘어도 출마 기한을 줄 수 있게 해놓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추가 통합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대구 지역 의원들과 대구에서 긴급회의를 연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은 “(3월 국회의 본회의가 열리는) 이달 12일이 데드라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결국 이달 중순까지 양당 수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TK가 야당 텃밭이라 해도 전남광주안을 처리했는데 TK통합을 못 본 척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지도부에서는 대통령 직접 지목한 충남대전을 어떻게 같이 처리할 지가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