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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단기 하락' 학습효과…아시아 블랙먼데이 피했다

중앙일보

2026.03.02 01:21 2026.03.02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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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밖에서 한 남자가 닛케이 주식 시세 게시판 앞을 걷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2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세계 금융시장에 긴장이 고조됐지만, 먼저 개장한 아시아 증시는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를 피했다. 한국 증시는 3ㆍ1절 대체휴일로 쉬어간 가운데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약세였지만 충격은 크지 않았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2.7% 급락했으나 서서히 낙폭을 줄여 1.35% 떨어진 5만8057.24에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14% 하락한 반면,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47% 상승했다. 시장에선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의 충격이 클 것으로 봤지만, 우려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부터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된 데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태가 단기간에 정리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낙폭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황을 주시해야겠지만 (아시아 증시에선) 우려했던 급락은 없었다”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공포심리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중동 전쟁 사례를 되짚어보면, 코스피는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기존 추세로 복귀하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6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당일에도 국제유가 상승 우려로 코스피는 당일 0.87% 빠졌지만, 다음날부터는 다시 상승해 휴전이 발표된 같은 달 24일까지 기존보다 6.29% 올랐다. 다만 이때는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지만,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아 ‘오일 쇼크’는 발생하지 않았다.

차준홍 기자

국내만의 특수한 현상은 아니다. 1~4차 중동전쟁 때(1940~1970년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쟁 직후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반복했다. 키움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948년 1차 전쟁 발발 당일 S&P500은 3.8% 내렸지만, 한 달 후에는 전쟁 발생 직전보다 오히려 10.3% 올랐다. 1967년 3차 전쟁 때도 첫날엔 1.5% 빠졌지만, 전쟁이 이어진 6일간 3.5% 올랐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국유화로 촉발한 1956년 2차 전쟁은 예외였다. 해상 물류 차질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약 두 달간의 전쟁 기간 17.9%까지 빠졌다.

네 차례 전쟁의 평균을 계산해 보면 전쟁 첫날엔 1% 하락했지만, 일주일 후와 한 달 후에는 각각 3.1%, 2.5% 반등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증시는 전쟁 기간 하락분을 만회하며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사태가 몇 주 동안 장기화되거나 전면 무력 충돌로 격화되지 않는 한 방향성이 바뀌는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하지만 미국이 장기전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만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022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증시 추락으로 도미노 충격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는 코스피가 전쟁 발생 이후 6개월간 13% 하락했다.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가 전쟁 직후 2주 만에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물가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전쟁 여파로 하락한 코스피는 기존 지수를 회복하기까지 약 1년 반이 걸렸다.

들썩이는 국제유가도 변수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1일 밤 11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72.87달러)보다 9.2% 급등한 배럴당 79.55달러까지 치솟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되면 유가가 10~15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 석유 수입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0.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며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할 경우 하락 변동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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