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 통신전시회 ‘MWC 2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정재헌(사진) SK텔레콤(SKT) 최고경영자(CEO)가 꺼낸 화두는 AI(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체질 개선, 변화였다. 취임 넉 달 만에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 CEO는 “초심, 즉 고객을 업의 본질로 생각하면서 AI를 통해 변화 혁신을 하겠다”며 “구체적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투자 규모는 조 단위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CEO가 제시한 AI 전략의 방향성은 크게 국가와 고객, 두 축이다. 국가를 위한 AI로는 “인프라·모델·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AI 풀스택(full stack)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국내 전역에 1GW(기가와트) 이상 초거대 AI 데이터센터(DC) 인프라를 구축해, 아시아 최대 AI DC 허브로서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정 CEO는 “DC 사업은 1GW 구축에 100조원 가까이 들어갈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들어서 수요, 즉 고객을 먼저 확보하고 같이 구축해야한다”고 밝혔다.
SKT는 수도권뿐 아니라 서남권, 울산 등에도 AI DC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정 CEO는 “울산의 경우 100㎿(메가와트)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15년간 사용하기로 돼 있어 10년 정도만 지나도 본전을 뽑을 것으로 기대되고, 900㎿는 고객 확보 중이다. 서남권 역시 오픈AI라는 수요를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독자파운데이션 모델(국가대표 AI 선발전) 프로젝트 2단계에 진출한 초거대 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의 규모도 더 키운다. 기존 매개변수 5190억 개 규모에서 1조 개 급으로 끌어올린다. SKT는 에이닷엑스 케이원의 주요 수요처를 국가적 산업, 정부 과제, 보안 영역 등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 제조 AI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정 CEO는 “하이닉스가 이런 제조업에서 글로벌 범용 AI를 도입하려 해도 보안에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고객을 위한 AI 전략으로는 영업전산·회선관리·과금 시스템 등 모든 통합전산시스템을 AI 중심으로 뜯어고친다. 정 CEO는 “전통적인 IT 시스템과 네트워크 인프라는 AI가 없던 시절에 구축했으니 AI 친화적이지 않다”면서 “고객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모든 IT를 AI 비즈니스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개인화한 고객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요금제·멤버십 등도 설계해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