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4월 15일 삼정더파크 운영사인 삼정기업으로부터 부산진구 초읍동 삼정더파크의 운영권을 넘겨받는다. 시는 이날 삼정기업 측에 매매 대금으로 합의한 약 478억2500만 원의 10%를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매매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과 동시에 시가 직접 관리·운영을 맡는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에 계약금과 운영비 등 75억원을 편성했다.
앞서 삼정기업은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2014년 4월 삼정더파크를 개장해 운영했지만, 적자운영으로 6년 만에 휴업했다. 이후 부산시는 삼정기업과 동물원 매입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였다. 삼정기업은 과거 협약을 바탕으로 부산시에 동물원을 504억원에 매입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부산시는 거절했다. 그러자 삼정기업은 2020년 6월 부산지방법원에 매매대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모두 법원은 ‘매입 대상 부지에 민간인 땅 등 사법적인 권리가 개입돼 있어 매입할 수 없다’는 부산시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깨고 파기환송으로 삼정기업의 손을 들었다.
삼정기업은 지난해 2월 발생한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로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자회사인 삼정더파크도 경영 위기에 빠졌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의 먹이 공급에 차질을 빚자 부산시는 지난해 5월 예비비 1억6000만원을 들여 삼정더파크 동물에게 먹이를 공급했다. 하지만 이 예산도 지난해 10월 말에 종료됐다. 삼정더파크는 지난해 기준 동물 먹이값으로 4억여원, 인건비 4억여원 등 연간 14억여원을 썼다. 2020년 4월부터 휴관 중인 삼정더파크는 입장권 수입 등 수익이 전무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삼정기업으로부터 동물원을 인수하면 2027년 정식 개장을 목표로 시설을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올해 10월 부산시민의 날 전후로 임시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관람료는 다른 공립 동물원 수준에 맞춰 무료 또는 1000~3000원대로 책정할 계획이다.
운영 비전은 ‘생명을 존중하는 동물원’이다. 어린이대공원 녹지와 연계한 ‘자연 서식지형 숲 동물원’으로 재구성해 기존 지형과 식생을 최대한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노후 동물사를 우선 개선하고, 종별 특성과 행동을 반영해 서식 공간도 재배치한다. 또 숲 해설과 생태 체험, 어린이 동물복지 교육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시는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거점 동물원 지정도 추진한다. 거점 동물원이란 관람 중심 동물원과 달리 동물 질병 관리와 조난된 동물 보호, 생태계 교란종 격리, 동물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기능 등을 수행한다. 거점 동물원으로 지정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2024년 5월 충북 청주동물원이 제1호 거점 동물원(중부권)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7월 광주 우치동물원(호남권)이 추가됐다. 정부는 수도권과 영남권에도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앞으로 동물원은 부산시가 책임지는 공공 자산이 돼 안정적인 구조로 운영될 것”이라며 “동물 복지와 생태 교육의 중심이 되고 부·울·경을 아우르는 거점 동물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