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3일 끝나는데도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법안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광주·전남 통합법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미 본회의를 통과했다. 반면에 TK 통합법은 국민의힘에서 처리를 요구하고 지역 찬성 여론도 높은데도 여당의 어깃장으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과 지역 의회가 반대하고 있는 대전·충남 통합과 달리 논의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구시의회가 통합에 반대한다”며 TK 통합법은 놔두고 광주·전남 통합법만 통과시켰다. 이후 “졸속 통합 반대” 성명서를 냈던 대구시의회가 적극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국민의힘도 대구·경북 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찬성 의견을 모으고 민주당에 법사위 개최 및 본회의 상정을 요청했다.
그러자 추 위원장은 사법개혁 3법 등에 대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 것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비운 탓에 민주당이 당번조를 서고 있다”며 필리버스터 취소를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반쪽짜리 통합법은 안 된다”며 대전·충남 통합법까지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지난 1일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하고 TK 통합법 처리를 위한 법사위 개최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무시했다.
급기야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힘의 대국민 사과와 충남·대전 통합에 대한 당론 통일을 TK 통합 법안 논의의 조건으로 내거는 모습이다. 가장 존중돼야 할 지역 여론과 민심은 법사위 문턱을 못 넘고 온 데 간 데 없는 모습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추 위원장은 SNS에 “여야 지도부가 통합법에 합의해 오면 언제라도 회의를 열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행정통합은 고사 위기에 빠진 지방 살리기를 위해 정부·여당이 먼저 꺼낸 것이다. 통합에 찬성하는 지자체에 대해선 우선 진행시키고 그렇지 않은 곳은 설득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서둘러 법사위와 본회의를 열고 TK 통합법부터 처리하기 바란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지역 균형 개발을 놓고 선거용 책임론을 제기하거나 거래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