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습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맞대응에 나서면서 미국 측 사상자가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보복을 공언하고 나섰다. 양측의 교전이 이어지는 와중에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하며 전선은 확대되고 있다. 중동 정세의 불안과 함께 세계경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상황이 당장 진정되기 어려운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재외 국민의 안전 확보와 함께 금융·실물 경제 양면으로 닥칠 수 있는 위험에 보다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중동발 쇼크에 당장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2일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 닛케이지수는 한때 2.7% 급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장중 2% 하락했다. 우리 증시는 3·1절 대체휴일로 휴장했지만 3일 개장 때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비상대응 금융시장반’을 가동하고 필요하면 100조원 규모로 마련돼 있는 시장 안정 프로그램 등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급등세인 국제 유가도 걱정스럽다. 사태 발발 이후 국제 유가는 두 자릿수 상승하며 배럴당 80달러 선에 육박하고 있는데, 분석 기관들은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100달러 선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발등의 불은 이란이 선언한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다. 한국은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95%가 호르무즈해협을 거친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우회 루트를 활용한다고 해도 운임이 50∼80% 상승할 수 있고, 운송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중동 정세 불안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무역을 위축시켜 우리 수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중동 국가들과 진행하던 국가적 프로젝트도 단기적으로는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수출이 확대되고 증시가 달아오르던 우리 경제로선 큰 돌발변수를 만난 셈이다. 당분간 국제 금융과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비상한 위기의식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모두 단계별 대응 계획을 촘촘히 짜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