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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송영길·김남준 계양 출판기념회…머리 아픈 정청래

중앙일보

2026.03.02 12:00 2026.03.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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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 공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신경전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2심 무죄 판결과 검찰의 상고 포기로 피선거권을 확보한 송영길 전 대표가 복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옛 지역 조직을 재가동하기 시작하면서다. 집권 초부터 계양을 출마를 계획해 온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맞서 공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송 전 대표보다 하루 먼저 지역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2일 인천 경인교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함께 무대에 올라 손을 치켜들고 있다. 김남준 캠프 제공

2일 경인교대 예지관 대강당에서 열린 ‘쉬운 정치, 김남준 북콘서트’에는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 20여명이 총출동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의 어깨에서 보고 배운 모든 것을 기록했고, 치열했던 현장의 고민과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2005년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김 전 대변인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함께 ‘성남라인’, ‘경기 4인방’ 등 최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 정 대표는 무대에 올라 “폭압 속에서 이재명을 떠나지 않고 손발이 되어준 김남준에 아낌없는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도 3일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지역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다. 무죄 판결 후 줄곧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정치적 고향에서의 재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기류다. 16대 이후 계양을에서 5선을 한 송 전 대표는 4년 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옮겼던 주소지를 지난달 계양구로 다시 옮기고, 복당 신청서도 서울시당이 아닌 인천시당에 냈다. 2일에는 박형우 전 계양구청장과 맨발로 계양산에 올랐다며 “고비마다 제 마음을 다잡게 해 준 곳, 다시 시작하게 해 준 계양산”이라는 글과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양측 기싸움이 팽팽해질수록 여권 내 시선은 정청래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치 신인과,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내 줬던 전직 당대표가 맞붙는 건 흔치 않은 그림이다. 정 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에서 송 전 대표 복당 의결을 직접 발표하면서 “25% 감산 불이익 조치가 있을 수 있는 사항을 제가 근절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겉보기엔 환영 인사지만,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에게 인천시장에 나오는 박찬대 의원의 지역구(인천 연수갑) 출마를 권유한 뒤, 받아들이지 않으면 경선에 붙이겠다는 복선”(수도권 지역 의원)이라고 해석됐다.

연수갑에서 내리 3선을 한 박 의원 측은 송 전 대표의 연수갑 공천 가능성에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2일 박 의원도 인하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인천시당 관계자는 “본선 직행이 사실상 확정된 박 의원도 지역에선 인지도 높은 중진”이라며 “이미 시장에 대표까지 지낸 거물급 선배가 지역구로 오는 것이 썩 탐탁치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안호영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한 뒤 안 의원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안호영 의원실 제공

송 전 대표의 시선은 계양을을 향하고 있지만 몸은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날 전북지사에 도전하는 3선 안호영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했고, 1일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첫 시장에 도전하는 신정훈 의원과 공재광 전 평택시장, 김희철 인천 연수구청장 예비후보 등에게 영상 축사를 보냈다. “현역 의원 등 벌써 열댓명 이상이 축사를 요청했다”(송 전 대표 측)는 것인데,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당 대표도 생각할 수 있고 대권 후보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큰 지도자”라고 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반(反)정청래 성향의 ‘뉴이재명’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디시인사이드 ‘이합갤’(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 “송영길 당 대표 카드 괜찮지 않나”는 취지의 글이 이날까지 여럿 올라왔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3~2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에게 조사(ARS 무선전화 방식)해 발표한 민주당 차기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송 전 대표는 19.4%로 정 대표(21.6%), 김민석 총리(18.8%)와 오차범위 내에서 3파전 구도였다. 당 관계자는 “정 대표가 오는 4~5일쯤 송 전 대표를 직접 면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심새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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