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악수 영상 삭제 논란에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강제탈퇴(강퇴)됐다. ‘재명이네 마을’이 민주당 의원들을 강퇴시킨 건 지난달 22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에 이어 두번째다.
강퇴 조치의 발단은 전날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케이블TV인 KTV는 주로 대통령과 청와대 소식을 전한다. KTV ‘무편집 풀영상’이라고 올라온 3분 3초짜리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악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은 유튜버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게시판에서 “의도적 삭제”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이 영상에선 이 대통령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병도 원내대표, 강훈식 비서실장 등과 차례로 악수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정 대표와 손을 잡는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월 중국과 일본 국빈 방문 출국길 ‘무편집 풀영상’에서도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악수 장면은 안 나왔다.
문제제기가 이어지던 딴지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12시쯤 ‘최민희(남양주갑)’이란 아이디로 “KTV 이매진, 사실확인 중입니다. 최민희입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필자는 “이런 일에 대표실이 나서기도 힘들겠고 당 공조직이 나서기도 어려워, 저희 의원실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다.
그러나 ‘재명이네 마을’ 매니저는 30분 만에 최 의원 강퇴 여부를 투표에 부쳤다. “당 대표 채널이 아닌데, 고작 악수장면이 담기지 않았다고 대통령 채널에 문제 삼느냐”는 이유다. 그는 “KTV 이매진은 엄연히 대통령님 영상 기록채널”이라며 “당연히 대통령 중심으로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투표 소식이 전해지자 ‘최민희(남양주갑)’은 다시 “일단 사실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며 “갑질이라는 둥, 조지겠다고 했다는 둥, 어딘가에서 강퇴시키겠다는 둥 너무 급하신 분들이 계신다. 워워”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3시간 50분간 진행된 투표에서 최 의원 강제 탈퇴가 결정됐다. 총 투표수 1328표 중 찬성 1256표, 반대 72표였다. 최 의원 이름의 아이디로 “KTV 이매진 취재한 내용”이라는 게시글이 딴지게시판에 올라왔지만, ‘재명이네 마을’에선 강퇴 조치가 이뤄진 이후였다. 그는 딴지게시판에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악수하는 모습을 근접 장면으로 처리하다 보니 정청래 대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의 글을 올렸다. 최 의원 측에 게시글 작성자 확인 등을 요청했지만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앞서 ‘재명이네 마을’ 매니저는 정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강퇴시키면서 “한때는 이재명이 정청래요, 정청래가 이재명이요 내세우던 그가 말과는 다른 행동만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2차 종합 특검 후보 추천에서 이 대통령 뜻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본 것이다.
‘재명이네 마을’의 친청계(친정청래계) 인사들에 대한 두번째 강퇴 조치는 최근 강성 지지층 내부에서 빈발하고 있는 뉴이재명 그룹과 친정청래(또는 친김어준) 그룹과 충돌의 연장선 상에 있다. ‘재명이네 마을’과 디시인사이드 ‘이합갤’(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 등은 ‘뉴이재명’ 그룹의 주요 활동 무대다. ‘뉴이재명’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은 아니지만, 이재명 당 대표 시절 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로 형성된 이 대통령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뉴이재명은 죄가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공유했다. 이 칼럼의 필자는 ‘뉴이재명’이란 용어가 시간이 흐를수록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초선 의원은 “뉴이재명 등장에 이들 맞춤형 의정보고회를 부랴부랴 준비했다”며 “뉴이재명이 무엇인가 가끔 의원, 보좌진과 토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