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뒤를 쫓다 보면 엄마의 하루는 금세 지나가죠, 신혜원씨는 ‘엄마가 잘 먹어야 아이도 잘 키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조리법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요. 미국 요리학교 CIA에서 배운 레시피와 호텔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담아낸 엄마의 쉽고 근사한 한 끼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오곡 나물 김밥]
정월대보름이 되면 밥상은 자연스레 나물 향으로 채워집니다. 시래기와 도라지, 고사리는 이맘때 가장 깊은 맛을 내는 재료들이죠. 요즘은 손질된 나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평소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정월대보름이 되면 괜히 한 번 더 챙겨 먹게 되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평소 나물을 비빔밥으로 즐겼다면, 오늘은 오곡밥과 나물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담아보면 어떨까요. 오곡밥을 얇게 펴고 그 위에 나물을 가지런히 올린 뒤 김으로 감아낸 담백하면서도 향긋한 ‘오곡나물김밥’입니다. 화려한 재료가 없어도 계절의 기운을 또렷하게 담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평소에서도 즐겨 먹는 나물 세 가지를 이용해 볼게요.
말린 나물은 최소 반나절 이상 충분히 불린 뒤 삶아야 질긴 식감이 부드러워집니다. 좀 더 간편하게 준비하고 싶다면 삶아둔 나물을 활용해도 괜찮습니다. 양념은 국간장과 마늘, 들기름 정도로만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자극적인 간을 피할수록 재료 고유의 향이 더욱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김밥으로 말아낼 때는 나물에 미리 기본 간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전체 간이 싱겁지 않습니다. 한 줄씩 썰어두면 집어 먹기 편하고, 냉장고에 남은 나물을 정리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Today’s Recipe 신혜원의 오곡 나물 김밥
“나물에 수분이 남아 있으면 김밥이 질어질 수 있으니, 데친 뒤에는 손으로 물기를 충분히 짜 주세요. 이후 볶는 과정에서도 남은 수분이 완전히 날아가도록 한 번 더 볶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곡밥 역시 한 김 식힌 뒤 말아야 김이 눅눅해지지 않습니다.”
만드는 법 ① 도라지는 껍질과 잔뿌리를 정리한 뒤 먹기 좋게 찢는다. 굵은 소금 반 큰술을 넣고 문질러 쓴맛을 뺀 뒤 찬물에 여러 번 헹군다.
② 반나절 이상 불린 시래기와 고사리, 손질한 도라지는 각각 끓는 물에 넣어 약 10분 정도 삶는다. 찬물에 한두 번 헹군 뒤 물기를 충분히 짠다.
③ 중약불로 달군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고사리를 넣는다. 여기에 국간장과 다진 마늘을 더해 약 2분 정도 볶아내며 수분을 날린다. 시래기와 도라지도 같은 방법으로 볶는다.
④ 따뜻한 오곡밥은 한 김 식힌 뒤 소금, 들기름, 참깨로 아주 약하게 밑간한다.
⑤ 김발 위에 김의 거친 면을 위로 두고, 야구공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오곡밥을 김의 4분의 3 정도까지 얇게 편다.
⑥ 밥 중앙에 나물을 가지런히 올리고 김발로 단단히 말아 모양을 잡는다. 겉면에 들기름을 살짝 바른 뒤 2~3cm 두께로 썰어 담아낸다.
※ 삶은 나물을 사용할 경우에는 불리고 삶는 과정 없이 ③부터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