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조종간 대신 야구공 쥐고 성조기 달았다, WBC 나서는 스킨스

중앙일보

2026.03.02 17:02 2026.03.02 19: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미국 국가대표로 2026 WBC에 나서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폴 스킨스. AP=연합뉴스
전투기 조종간 대신 야구공을 잡고 성조기를 달았다. 야구 종주국 미국의 에이스 폴 스킨스(24·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다.

스킨스는 타릭 스쿠발(30·디트로이트)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최고 투수로 꼽힌다. 2023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스킨스는 2024년 5월 빅리그에 올라와 23경기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점 1.96, 탈삼진 170개를 잡았다. 48년 만에 신인으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고, 내셔널리그 신인상도 차지했다. 최고 시속 102마일(약 164㎞)의 강속구에 다양한 구종(7가지)을 구사해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지난해에는 소속팀이 약해 10승(10패)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1위(1.97)에 오르며 만장일치 사이영상을 받았다.

스킨스는 사관학교 출신이란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군인으로 복무한 삼촌들의 영향을 받아 고교 졸업 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전투기 조종사를 꿈꾼 그는 대학 시절 '스코타니(SK+OHTANI)'로 불렸다. 투타겸업을 하면서 2년 연속 10승을 올리고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기 때문이다. 그는 학업 성적도 뛰어난 후보생이었다. 스킨스는 "프로 야구도 꿈이었지만 우선순위는 아니었다. 대학에서 야구를 하고, 보장된 미래 속에 공부를 하고 싶었다. 비행기를 타고 나쁜 놈들을 없애고 싶었다"고 했다.
공군사관학교 시절 폴 스킨스(오른쪽). 그의 꿈은 전투기 조종사였다. 사진 폴 스킨스 SNS

사관학교 학생은 3학년이 되기 전 복무 서약을 한다. 서약을 하면, 장교 임관 이후 길게는 8년까지 복무한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한국계 노아 송(27)의 경우 2019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4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나 입대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3년간 복무를 하고 나서야 팀으로 돌아갔다.

스킨스의 선택은 달랐다. 2022년 장교 임관을 포기하고, 루이지애나 주립대로 편입했다. 투구에 집중한 그는 대학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역대 최고인 계약금 920만달러(134억원)를 받고 2년 만에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WBC는 MLB가 창설한 대회다. 시즌 도중 열리는 올림픽에는 불참하는 MLB 선수들이 나설 무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야구 종주국 미국은 WBC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6년 초대 대회에서 한국에 져 2라운드(8강) 탈락하는 등 3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우승으로 자존심을 세웠지만, 지난 대회(2023년)에선 일본에 져 준우승했다.
미국 대학 선발 대표팀으로 활약했던 폴 스킨스. 사진 폴 스킨스 SNS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미국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스킨스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스쿠발이 원투펀치로 나선다. 스킨스는 지난해 5월 일찌감치 WBC 출전을 선언했다. 스쿠발은 WBC 출전을 두고 고민했으나 스킨스가 설득해 영국과의 조별리그에서만 던지기로 했다.

스킨스는 "다시 전투복을 입을 수는 없지만, 국가대표로 나서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나라를 위해 싸우는 장병들이 받아야 할 관심을 못 받고 있다. 그들을 위해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스킨스는 스쿠발과 달리 조별리그와 토너먼트에서 한 차례씩 등판할 예정이다.

미국 국가대표로 2026 WBC에 나서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폴 스킨스. AP=연합뉴스
스킨스는 LA 에인절스 팬이었다. "오타니의 영향으로 대학 시절 투타겸업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메이저리그에선 이미 여러 차례 대결을 펼쳤다. 2024년 6월 첫 만남에선 오타니가 홈런을 쳤으나 2개월 뒤엔 스킨스가 삼진 2개를 빼앗으며 설욕했다. 지난해 4월 LA 다저스전에선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맞대결해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오타니가 이번 WBC에선 타격만 하기로 했기 때문에 스킨스와 야마모토가 나란히 마운드에 서고, 스킨스와 오타니가 투타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은 대진상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만날 수 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