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물 1만L담는 시누크, 군용차 개조한 특수진화차…"최신 장비로 산불 조기 대응"

중앙일보

2026.03.02 17:4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자동차가 드나들기 힘든 임도(林道)도 자유자재로 다니는 다목적산림진화차가 등장했다. 물 1만L를 담을 수 있는 대용량 헬기도 도입하고 공중진화대원도 2배 가까이 늘렸다. 5시간 이후 산불이 도달할 것으로 판단되면 산림청장이 자치단체장에 주민 대피명령을 요구할 수 있다.

지난달 24일 산림당국이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검세리에서 전날부터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야간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잉사 군용헬기 개조한 산불진화 헬기

3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산불 진화 장비와 인력 등을 대대적으로 확충했다. 또 산불 발생 시 효율적으로 대응하도록 시스템도 바꿨다고 한다. 산림청은 보강한 장비와 시스템으로 최근 경남 밀양 등에서 발생한 산불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산림청은 우선 지난 1월 담수 용량 1만L인 시누크 헬기 1대를 처음 도입했다. 이 헬기는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한 군용헬기를 미 콜롬비아사가 산불 진화헬기로 개조한 것이다. 가격은 대당 368억원이다. 이 헬기는 최고 시속이 259㎞에 달한다. 야간 투시경과 열화상 카메라 등 첨단 장비도 탑재돼 있어 야간 산불 진화에도 투입할 수 있다. 산림청은 이 시누크 헬기를 포함해 총 50대의 산불진화 헬기를 갖추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경남 밀양 산불현장에서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목적진화차 64대 새로 도입

이와 함께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고성능특수진화차 3대와 다목적진화차 64대를 마련했다. 이로써 고성능특수진화차는 32대가 됐다. 고성능특수진화차는 독일 벤츠사가 만든 것으로, 물 3500L까지 담을 수 있다. 가격은 대당 7억5000만원이다. 고성능특수진화차는 30m 길이 호스를 연이어 연결해 약 2㎞까지 전개할 수 있다. 일반 진화차(1㎞ 내외)의 2배다.
고성능특수진화차. 사진 산림청
산림청이 새로 도입한 다목적진화차. 사진 산림청
다목적진화차는 군 전술차를 개조해 제작했다. 물을 2000L까지 담을 수 있으며, 고성능다목적차가 다니기 어려운 임도 등도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다고 한다. 대당 가격은 3억7500만원이다. 이들 진화차는 모두 야간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산림청 금시훈 산불방지과장은 “차체가 커서 임도 등을 다니기 어려운 고성능특수진화차와 달리 다목적진화차는 임도나 농로 등 좁은 길도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 진화 헬기가 지난달 24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민가 주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중진화대 200명으로 늘려

산림청은 산불진화 인력도 크게 늘렸다. 우선 지난해 104명이던 공중진화대를 올해 200명으로 2배 가까이 확충했다. 공중진화대는 수목 제거용 체인톱, 50m에 달하는 호스, 방염포, 물백, 헬멧, 고글, 헤드 랜턴 등 장비를 갖추고 불길이 가장 거센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한다. 개인별 휴대 장비 무게만도 20~30㎏에 달한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도 지난해 60명을 채용, 495명으로 늘렸다. 산림청은 올해 하반기 60명 추가 선발예정이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주로 진화차 등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투입된다. 공중진화대는 공무원, 특수진화대는 공무직 신분이다.

박은식 산림청장이 경남 밀양시 산불재난지휘본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5시간 이후 산불진화 지역 무조건 대피

산불 대응체계도 바꿨다. 산불이 5시간 이후 접근할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 주민은 무조건 대피하도록 했다. 이때 산림청장이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에게 대피명령을 요청할 수 있다. 종전에는 자치단체장 판단으로 대피명령을 내렸다. 이런 내용을 담은 산림재난방지법은 지난 2월 시행됐다. 산불확산예측시스템에 적용하던 바람도 평균풍속에서 순간 최대 풍속으로 바꿨다. 산림청은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소규모 산불이라도 재난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산림청장이 지휘할 수 있게 했다. 종전에는 1000ha 이상 혹은 두 개 시도 이상 걸친 규모의 산불로 확산해야 산림청장이 진화를 지휘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장비·인력 확충과 시스템 개선은 최근 산불 현장에서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3일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검세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20시간 만에 진화됐다. 앞서 경남 함양에서는 지난 21일 산불이 발생해 산림 234㏊(축구장 328개)를 태우고 43시간 46분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경북 산불 발생 1년 후 의성군 일대의 모습. 김정훈 기자.
밀양 산불 당시 산불현장 통합지휘 권한을 산림청장으로 전환했다. 또 산불확산예측 결과에 따라 피해지 인근 마을 주민 156명을 인근 초등학교에 선제적으로 대피시켰다. 인명과 재산 피해 예방을 위해 민가 주변에 진화 자원을 집중 배치한 결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박은식 산림청장은 “지난해 경북 의성 등 대형 산불 이후 개선된 주민 대피체계를 이번 산불에서 적용했다"며 "새로 장만한 장비도 진화에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