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는 지난 1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제1차 복원정비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사적 ‘경주 인왕동사지’ 내 5.1m 높이의 삼층석탑(동·서탑) 재현 공사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로 가결했다.
경주 인왕동사지(寺址·절터)는 통일신라시대 태종무열왕(재위 654~661)의 둘째 아들인 김인문(629~694)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사찰인 인용사(仁容寺)의 터로 추정되어 왔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 발굴 조사가 진행됐고, 지난해 추가 조사를 완료했다.
조사를 통해 이곳은 통일신라시대에 전형적으로 쓰여 온 가람(사찰) 배치에 따라 건립된 절임이 확인됐다. 대웅전 앞에 두 기의 석탑을 세운 ‘일금당 이탑’ 형식을 갖춘 식이다.
특히 중문 자리에 일자가 아닌 ‘아’(亞)자 형태의 건물터가 발견되고, 백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와축 기단(瓦築基壇·기와를 쌓아 만든 기단) 흔적이 나와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석탑이 결실되어 온전한 형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경주시는 그간의 조사 성과를 토대로 이를 재현해 유적의 역사적 경관을 회복하고자 동·서 두 탑을 재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아있는 석탑 부재는 동탑 10점(매), 서탑 8점 등으로 총 18점이다. 현재 유물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관 중인데 경주시는 탑 부재를 원래의 위치로 옮겨 옛 모습을 재현하려는 계획이다. 새롭게 제작 예정인 부재는 약 24점이다.
경주시 측은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관람객들에게 (인왕동사지) 유적의 우수성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재현 공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추진단도 “기존에 흩어져 전시 중인 부재들을 원래의 위치로 이전·재현하는 것은 문화유산 복원 정비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탑 재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복원 및 재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동탑의 (불교의 여덟 수호신을 묘사한 팔부중상 중) 건달바와 아수라 위치가 특이한 점 등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새 부재의 물성을 검토해 기존 부재와의 조합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유산수리기술위원회는 “석탑의 안정성 및 복원범위, 보강방법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지도를 통해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