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다 나무를 맞고 튄 공에 일행이 크게 다쳤지만, 법원은 공을 친 50대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위은숙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8월 10일 인천 서구 한 골프장에서 안전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타구해 동반자 B(60)씨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가 친 공은 타구 방향 약 20m 앞에 있던 단풍나무를 맞은 뒤 튕겨 나가 나무 옆에 서 있던 B씨의 머리를 가격했다. 이 사고로 B씨는 초점성 뇌손상과 뇌출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B씨가 타구 방향 전방에 위치해 있었던 만큼, A씨가 타구 전 위험을 충분히 고지하거나 캐디의 명확한 안내를 받은 뒤 공을 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가 공을 치기 전 캐디가 위험 가능성을 알렸고, B씨가 이를 인지했다는 취지로 손짓하는 등 상호 확인이 이뤄졌다는 점이 고려됐다. 단순히 캐디의 명시적 허락 없이 타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상 과실을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또한 사고 지점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위치였고, 공이 나무를 맞고 예기치 않게 방향을 바꿔 튈 것까지 예견하기는 어려웠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피해자가 골프공에 맞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스포츠 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서 형사상 과실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예견 가능한 위험과 주의의무 위반이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