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상정책의 법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제계가 3일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 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 판결 이후 관세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대미 협상력 확보를 위한 입법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촉구 경제계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 기업들이 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미 수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국회가 특별위원회 활동 기한(9일) 내에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경제계가 우려하는 대목은 미국 통상정책의 법적 기반이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사법부가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기존 관세 정책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경제계는 “IEEPA 적용에 제약이 생길 경우 미국 정부가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특정 국가·품목에 대해 선별적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의약품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18~19%를 차지해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정책 변동성 확대는 기업 투자 결정과 생산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제6단체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대미 협상력은 약화하고, 한미 경제협력의 실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미투자특별법은 미국 투자 기업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과 정부 차원의 통상 협상 대응 체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대미 투자 확대와 관세 리스크 대응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의 입법 지연을 언급하며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IEEPA 판결과 이에 대한 정치권 반응이 이어지면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4일 활동을 재개한다. 활동 기한은 9일 오전까지다. 특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의결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